'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인생의 재미를 찾아야 입꽁지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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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행복을 위한 김정운 교수의 에세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강연 초청 섭외 1순위인 김정운 교수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유의 입담을 펼치며 화제가 됐다.
이날 김승우는 평소 아내 김남주와 스킨십을 잘하냐는 질문을 받고 "적당히 하죠"라고 답했다. 김정운 교수는 "김승우는 스킨십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심리학 박사로서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자 김승우는 "내가 아내에게 스킨십을 하는 건 좋은데 받는 건 안 좋아한다. 아내가 그것 때문에 좀 불만인 것 같더라"고 솔직하게 부부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김정운 교수는 "그걸 전문적으로 변태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혹시 채찍 좋아하느냐?"고 과감한 질문을 이어가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정운 교수는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쌤엔파커스)'를 통해 성공을 향해 달음질쳐 보아도 왠지 행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듯한 남자들의 심리를 자신의 경험담에 비춰 풀어냈다.
어느 순간까지는 ‘무작정’ 달려온 남자들, 그들이 왜 어느 순간 자아를 상실한 느낌이 드는지, 권위와 의무감에 탈출구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드는지, 어디서도 지친 영혼을 뉘일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지, 그것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분석서인 셈이다.
위로받고 싶지만 딱히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이 시대의 남자들이다. 이 책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로망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행동해보지 못한 남자들의 심리적 여백을 통렬하게 채워준다.
저자는 '입꽁지'가 내려간만큼 불행해 진다고 말했다. 마치 동물의 세계처럼 입꽁지를 내리고 근엄한 표정을 지어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강연중 부장급 이상은 서서히 입 꽁지가 내려오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입 꽁지가 내려온다는 사실은 정서 공유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의사 소통이 안되니 서로에 대한 공격성, 분노, 적개심만 남아 "어디 한번 건들기만 해봐!" 표정으로 인생을 보낸다. 이렇게 볼근육을 움직일 기회가 없는 것은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사는게 재미있으면, 일하는 게 재미있으면, 근면 성실하지 말라고 해도 근면성실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인내가 쓰면, 열매도 쓰다. 저자는 21세기에는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도' 행복하다고 역설했다. 21세기의 핵심 가치는 바로 '재미'라는 것.
저자는 재미는 전염병이라고 전제했다. 인생이 재미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원근법적으로 세상을 보고 자기의 의도대로 소실점(눈으로 보았을 때, 평행한 두 선이 멀리 가서 하나로 만나는 점)을 찍는다. 이렇게 세상을 재구성하면 재미있는 삶의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렵다 어렵다"하는데 우리가 언제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는가?라면서 "힘든 지금 이순간을 좀 넘기면, 은퇴하고 나면, 자식들이 좀 크고 나면, '내일부터'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다"고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은 절대 안바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압박에서 자유로워질때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됐다는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취미생활을 즐기고 침대 시트를 호텔처럼 하얀색으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활력소를 느꼈던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책 제목이 정해지자 아내가 묻는다 "당신, 진짜로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해?"
"응, 가끔…"
아내는 잠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가 내쪽으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만족하는데…"
내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는데, 아내의 나지막한 한마디가 내 가슴을 깊숙하게 찌른다.
"아주 가끔…"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프롤로그 中>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