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습니다. "

히라하라 유지 더플라자호텔 총지배인(52 · 사진)은 3일 "관광산업에서 여성 고객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호텔도 더욱 여성 친화적(lady-friendly)으로 변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히라하라 총지배인은 30년 경력의 호텔리어로,지난달 이 호텔의 총지배인을 맡았다. 홍콩 아일랜드샹그리라호텔,말레이시아 수트라하버리조트 등에서 판촉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홍콩관광진흥청 도쿄지사의 마케팅 부지배인으로 일한 경력도 있다. 최근에는 일본 유-포트호텔(2008년)과 조도가하마파크호텔(2010년)에서 총지배인으로 활동했다.

대부분의 호텔 총지배인이 식음료 객실 등의 운영 경력만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의 경력은 다채롭다. 그는 더플라자호텔이 자신을 총지배인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호텔 안은 물론 밖에서도 호텔을 바라보는 눈을 키운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한 히라하라 총지배인은 졸업 후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호텔을 돌아다녔다. 그는 "단지 호텔이 좋아서 전 세계 다양한 호텔을 다녀봤다"며 "샤워 부스를 독립 공간으로 설치해 특급 호텔의 기준을 마련한 홍콩 레지안호텔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젊은 날의 이런 경험이 호텔리어로서 고객 중심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호텔 마케팅 전문가였던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덮쳤던 2004년,그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수트라하버리조트에서 판촉 담당 임원으로 일하는 중이었다. 지역적으로 쓰나미의 영향이 없었는데도 객실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그는 "우리는 안전하다"고 말하는 대신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오늘의 뉴스(today's report)'를 고객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고객에게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텔을 소개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호텔이 좋다고 직접적으로 100번 얘기하는 것보다 언론 등 외부기관의 평가가 어떻다고 한 번 설명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고객은 우리보다 더 똑똑하니까요. "

히라하라 총지배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1990년대 초반 그가 판촉 담당으로 있던 홍콩 아일랜드샹그리라호텔에 노 전 대통령이 방문했다. 수행요원들과 기업 임원들까지 수십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함께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영화와 같았다"며 "빠르고 조직적인 모습을 보며 한국이 경제성장을 이룬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1976년에 문을 연 더플라자호텔은 6개월 동안의 리노베이션 끝에 지난해 10월 재개관했다. 공사에만 750여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30년이 넘는 특급호텔들은 가만히 있어도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에 관성에 젖기 쉽다"며 "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