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제조업체인 샤프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대만 훙하이(폭스콘)와 손잡고 올해 안에 LCD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LCD시장 독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훙하이 산하 패널 제조업체 치메이전자(CMI)와 합작사를 세워 LCD 패널 제조에 필요한 유리기판과 컬러필터 등 재료를 조달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가 CMI 측과 에너지절약형 패널 제조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며 "50.8~76.2㎝(20~30인치)의 소형 TV용 패널은 CMI가, 101.6㎝(40인치) 이상 대형은 샤프가 맡아 제조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0년 기준 LCD패널 시장점유율(출하액)은 CMI가 14.7%로 4위, 샤프는 9.8%로 5위였다. 두 회사를 합치면 점유율이 24.5%로 올라서면서 이 분야 1위인 삼성전자(25.8%), 2위인 LG디스플레이(25.5%)와 수위를 다투게 된다. 3위인 대만의 AUO(15.8%)는 크게 앞지른다.

샤프-훙하이 합작사가 설립되면 재료 공급사들과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져 삼성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 전문가는 "엔화 강세 영향으로 수익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샤프가 내놓은 타개책"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는 지난 2월부터 CMI와 LCD 패널 관련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양사는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LCD 분야에서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일본-대만 간 산업동맹이 확산되고 있다. 훙하이는 앞서 지난해 말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LCD 패널사업에서 제휴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