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아현동 주민 이모씨(30)는 최근 '뉴타운 입주권을 넘겨줄 테니 단독주택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씨의 집은 북아현뉴타운에 포함되지 않아 호가는 3.3㎡당 2000만원 수준이다. 뉴타운 내 빌라 대지지분이 3.3㎡당 2500만~3000만원 선에 거래되는 것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이씨는 '새집 줄 테니 헌집 달라'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200만원을 받고 있다"며 "어차피 이 지역도 재개발이 이뤄질 텐데 사업성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 기존 재개발 투자가 33㎡ 이하 소형빌라를 사들여 입주권을 획득하는 형태였던 데 비해 단독주택을 매입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만들어 개발시점까지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김은실 후암동 온누리부동산 대표는 "올초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일명 '동후암동' 내 단독주택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며 "10~20년을 내다보고 이주 수요를 고려해 사업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화동 A부동산 관계자는 "방화뉴타운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주변 단독주택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인규 국제마스터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일반분양가의 절반 수준이던 조합원 분양가가 70~80%까지 높아져 예전같지 않다"며 "단독주택지는 빌라에 비해 평당 가격도 싸고 토지감정가를 높게 받는 편이어서 일단 사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룸 5~6개만 넣어도 대출 이자를 충당할 수 있어 이런 투자 패턴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