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6일 공개 예정인 애플의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뛰어넘어 콘텐츠 시장에서 사활을 건 전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5일 "세계 최대 종합 전자회사라는 강점을 앞세워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데이터 호환이 가능토록 하는 초대형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기기를 팔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미 서비스를 위해 테스트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중 종합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상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스마트TV 프린터 내비게이션 카메라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자사의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앞으로 수년 내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든 전자기기에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 PC의 CPU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부품)와 LCD(액정표시장치)가 들어갈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들 기기에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모바일기기의 핵심인 AP와 디스플레이 장치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업인 만큼 클라우드 사업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120여개에 달하는 수출국가들을 묶는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콘텐츠의 글로벌 통합도 동시에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 제품을 사는 전 세계 소비자들은 삼성의 다른 기기들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소수의 품목을 제조 · 판매하려는 애플이나 구글과는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다.

☞ 클라우드 서비스

인터넷으로 연결된 초대형 고성능 컴퓨터(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문서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쓰는 기기들이 늘어나면서 각광받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