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1% 증가한 491억5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9월(2.9%)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는 1.5% 감소했다.

수출 호조에도 산업 생산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는 수출이 전년 대비 20%대의 증가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산업 생산도 한 달을 제외하고는 10~20%씩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수출이 전년 대비 20%대의 증가세를 지속하는데도 산업 생산은 1월을 빼고는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치고 있다.

수출에 비해 산업 생산이 부진한 것은 수출 금액과 물량 간 격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물량 증가 폭이 금액 증가 폭에 못 미치면서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산업 생산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이다.

지난 4월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5.1% 증가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16.2% 증가에 그쳤다. 지난 3월에도 물량 기준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8.0%로 수출 금액 증가율 28.8%에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단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금액이 물량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 가지 차이는 선박 수출을 집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3억달러짜리 선박을 3년에 걸쳐 생산,수출할 경우 수출 통계는 배를 인도하는 시점에 3억달러의 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한다. 반면 광공업 생산 통계는 1년에 1억달러씩 3년간 생산한 것으로 계산한다.

선박 수출은 올 들어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5.8% 늘었지만 광공업 생산에는 별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효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선박 수출이 증가한 것은 그간 지연됐던 선박 인도가 재개된 데 따른 것"이라며 "선박 생산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제조업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화학 업종의 설비 교체 및 보수작업이 이뤄진 것도 4월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던 원인이다.

그러나 서비스업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감소하거나 보합세에 그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