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아키오 사장 첫 방한 "한국에서 이겨야 글로벌 시장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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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내 생산 90%까지 회복"
딜러들 만나 판매 확대 촉구
전시장선 서비스 개선 주문
현대·기아차 견제행보 분석도
딜러들 만나 판매 확대 촉구
전시장선 서비스 개선 주문
현대·기아차 견제행보 분석도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55)이 지난 4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글로벌 전역에서 터진 대규모 리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2009년 6월 사장을 맡은 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도요다 사장의 부친인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도 한국을 찾았다.
도요타 수뇌부의 잇단 방한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무섭게 질주 중인 현대 · 기아자동차의 급부상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야 세계 시장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안방에서부터 현대 · 기아차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도요타는 올 들어 20%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수입차 시장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커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도요타는 또 지난달 미국시장 점유율이 10.2%까지 떨어지며 현대 · 기아차에 0.1%포인트 차이로 바짝 쫓기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현대 · 기아차의 급부상을 견제하면서 리콜 사태와 일본 대지진이 초래한 위기를 타파할 단초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요다 사장도 4일 기자 간담회에서 "본사 주주총회 시기엔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지만 한국 딜러들이 단합대회를 연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판매 확대를 위한 딜러 격려가 주된 방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열린 딜러대회에 참석해 "리콜 이후 한국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은 본사 책임"이라며 "이미지 회복은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지만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도요타는 이 자리에서 "3년 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등을 목표로 뛰자"고 분발을 촉구했다.
도요다 사장은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김정배 디앤티도요타(강남전시장) 사장 등과 함께 서비스센터 등 현장을 꼼꼼히 살폈다. 입고 차량을 만져보며 상태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엔지니어들에게 도요타의 '가이젠(개선)' 정신을 주문하며 "고충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는 말도 건넸다.
도요타는 대지진에 따른 생산 피해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시점을 오는 11월께로 예상했다. 도요다 사장은 "일본 생산은 이달 안으로 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지진 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지원에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도요다 사장은 왼쪽 가슴에 '감사합니다! 한국(Thank You! Korea)'이라고 쓰인 배지도 달아 눈길을 끌었다. 5일 오전 '한국을 더 알고 싶다'며 파주 통일전망대를 찾은 뒤 오후 2시께 일본으로 돌아갔다. 한국도요타 측은 현대 · 기아차 방문 등의 일정은 없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