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첨단 산업기지인 중관춘(中關村)이 베이징의 대표 브랜드로 집중 육성된다. 1만가구의 아파트형 주거시설을 건설,해외 인력을 유치하고 필요한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등 중관춘이 '특별인재구역'으로 운영된다. 또 이곳에 설립된 회사나 연구소의 연구 · 개발(R&D) 자금을 시 정부가 대폭 지원하는 등 '지식 기반 혁신기지'로 재구성된다.

◆중관춘 매출규모 10배로 키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 중국 국무원이 최근 승인한 '중관춘 발전 10개년 계획'의 구체적 실천계획을 소개했다. 주시룽 베이징 과학기술위원회 부서기가 전한 이 계획의 핵심은 '짝퉁을 판매하는 상가(商街)가 아니라 창조적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의 전환이다.

2015년까지 △창의적 창업 활성화 △중관춘 인재특구 건설 △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 등을 이루는 게 1단계 목표다. 이후 2단계로 2020년까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바이오 제약,신에너지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가진 기업을 각각 2~3개 육성하고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브랜드와 국제경쟁력을 갖춘 다국적기업을 키우며 △세계 일류 대학 및 연구소를 설립하고 △우수한 인력 육성 등으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과학 중심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관춘 내 기업들의 연간 총매출이 2020년 10조위안(1710조원)에 달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중관춘에 있는 기업 2만여개의 연간 총매출은 1조5000억위안이었다.

◆인재특구로 육성

베이징시는 국내외의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1만가구 규모 아파트형 거주시설을 짓기로 했다. 또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베이징 호구(호적)를 지급하고,해외 시민권자에게는 영주권을 줄 예정이다. 10년 안에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CEO)급 인재 20여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베이징시는 이를 위해 중관춘 안팎에 10여개의 인재 창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베이징대와 칭화대 안에 시립 학원을 설립,필요한 인적 자원을 기획 양성하기로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재기금을 설립하는 한편 중관춘을 인재특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인재 육성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짝퉁 상가를 기술거래소로

중관춘에 입주한 업체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고 최근 중국 경제관찰보가 보도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쇼핑센터,음식점 등은 사양하고 첨단기술을 이용한 제조 및 개발업체의 입주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관춘 대형 상가 중 하나인 'e스제(世界)'는 올해부터 소규모 하드웨어 업체의 입주를 거절하기 시작했다. 다만 생산력과 자체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 하드웨어 업체는 예외로 했다. 하이룽(海龍) 상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자기기 판매 업체를 퇴출시키고 대신 매장을 오피스로 개조,첨단 R&D 업체에 임대를 내주고 있다.

양즈창(楊志强) 중관춘 조율관리위원회 주임은 "중관춘은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고파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