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얀타 우말라가 5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가 확정적이다. 페루에는 36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이날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인 CPI와 입소스아포요,다툼 등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말라는 52.5~52.7%의 지지를 얻어 47.3~47.5%를 얻는 데 그친 게이코 후지모리 의원을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샘플조사의 오차범위는 1%포인트에 불과하며 페루에서는 통상 샘플조사에서 우세한 후보가 최종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7.8% 개표 결과 우말라 후보가 2.5%포인트 차로 후지모리 의원을 앞서고 있다. 우말라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페루에는 1975년 후안 벨라스코 알바레도 군사정부 이후 36년 만에 좌파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야당인 '가나 페루(Gana Peru)'의 대표인 우말라는 선거캠페인 동안 페루 광산업에 진출해 이득을 보고 있는 외국 광산업체들에 '초과 이득세'를 부과하고 최저임금대폭 인상,부의 재분배 같은 좌파적 정책을 집권 공약으로 제시했다. 퇴역 장교 출신인 우말라는 2005년 주한 페루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말라는 좌편향적이라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자 "집권 뒤에 급격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파로 분류되는 알란 가르시아 현 행정부에 비해 경제 · 사회정책이 왼편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주 중으로 나올 공식개표 결과에서 우말라가 당선을 확정짓게 되면 중남미,특히 남미지역은 칠레와 콜롬비아를 빼고는 좌파가 모든 정부를 장악하게 된다.

특히 실용좌파로 불리는 중도좌파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승리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은 중도좌파형 노선에 근접해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