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약했던 한화 "이제 '사자 징크스' 없다"

전력 평준화로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올해 프로야구에서 뒤바뀐 '먹이사슬 지형도'가 대혼전을 일으키는 또 다른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까지 특정팀에 '고양이 앞에 쥐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약팀들이 일제히 반격을 개시하면서 예상을 깬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환골탈태한 팀은 7위에서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한화다.

한화는 올해 삼성 라이온즈에 6승3패로 앞서며 지긋지긋한 '사자 징크스'를 떨칠 기세다.

한화는 1999년 상대 전적에서 12승8패로 삼성을 누른 이래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삼성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와 2009년에는 각각 4승15패와 5승14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에이스 류현진을 필두로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삼성과 세 차례 3연전에서 모두 2승1패씩 거두고 코를 납작하게 했다.

삼성을 상대로 한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3.04로 시즌 평균인 4.82보다 훨씬 낮고 팀 타율도 0.282로 시즌 평균 0.240보다 4푼 이상 높다.

한화에 뺨을 맞은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해마다 팽팽한 접전을 펼쳤던 두산에 올해에는 8승1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삼성은 두산의 원투 펀치인 더스틴 니퍼트와 김선우를 피해 비교적 약한 3~5선발을 무차별로 두들겨 두산을 힘에서 눌렀다.

니퍼트는 삼성과의 경기에 딱 한 번 등판했고, 김선우는 두 번 나서 1승1패를 거뒀다.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 홈런 12방을 터뜨리고 팀 타율 0.283을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쳤다.

작년 LG를 쥐 잡듯 낚았던 롯데의 부진도 눈에 띈다.

롯데는 지난해 LG를 상대로 12승7패로 강했으나 올해는 고작 3승만 거두고 8패를 당해 약세로 돌아섰다.

양팀은 각각 상대팀을 제물로 팀 타율 0.332(LG), 0.295(롯데)를 기록할 정도로 만나기만 하면 난타전을 펼쳤고 마운드 싸움에서 명암이 갈렸다.

선발진을 보강해 불펜까지 안정을 찾은 LG가 선발로 5승, 구원으로 3승을 챙기며 롯데 마운드를 제압했다.

롯데를 쉽게 제친 LG는 라이벌 KIA에는 약한 모습이다.

지난해 13승6패로 KIA를 제압했던 LG는 올해에는 KIA의 막강한 선발진에 주눅이 든 탓인지 3승6패로 밀리고 있다.

KIA 마운드는 막강한 LG의 화력을 상대로 두 차례나 영봉승을 낚는 등 평균자책점 2.39라는 놀라운 성적을 바탕으로 우위를 이어갔다.

KIA는 또 작년 5승14패로 철저히 밀렸던 SK를 상대로 '천적' 김광현이 빠진 사이 올해 3연패 후 5연승을 내달리며 2위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한편, 지난해 KIA와 LG에 각각 14승, 롯데와 넥센에 각각 12승을 올리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계기를 마련했던 SK는 올해 넥센과 한화에 13승(2패)을 거두며 승수 대부분을 챙겼지만 다른 5팀과는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서 고전 중이다.

◇2011 프로야구 '달라진 먹이사슬'(6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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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대 전적 │지난해 상대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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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6승) > 삼성(3승) │삼성(15승) > 한화(4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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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8승) > 두산(2승) │삼성(10승) > 두산(9승) │
├────────────┼────────────┤
│LG(8승) > 롯데(3승) │롯데(12승) > LG(7승) │
├────────────┼────────────┤
│KIA(6승) > LG(3승) │LG(13승) > KIA(6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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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5승) > SK(3승) │SK(14승) > KIA(5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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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