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다가올 여름 방학에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 최상현 씨(22).스마트폰으로 이메일 확인,음악 감상,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체크 등 데이터를 수시로 이용하는 최씨는 올초 겨울 방학을 이용해 외국에 나갈 때만 해도 해외 데이터로밍 요금 때문에 고민했지만 올 여름에는 그런 걱정이 없다. 최근 유럽에서도 데이터로밍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또한 얼마 전 외국 출장을 다녀온 선배의 추천으로 다운받아 놓은 'T로밍 요금계산기 앱'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로밍 요금을 조회해 스스로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스마트폰을 통한 데이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최씨처럼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해외에서 유명한 맛집이나 명소를 찾아갈 때,현지 예상 날씨나 메일을 확인할 때 등에 유용하다. 특히 최근에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본인의 여정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싶어하는 이용자들도 많다. 이에 따라 최근 통신사들은 다양한 로밍 할인요금제나 요금 걱정을 덜어주는 '안심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도 데이터로밍 무제한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무료로 개방된 와이파이 가능 지역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때문에 통신사들의 로밍 요금제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이 '데이터로밍 무제한 요금제'다.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을 찾아 헤매는 번거로움 없이 국내에서처럼 일정 금액만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는 이미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SK텔레콤과 KT는 총 13개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밍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해외여행 수요와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데이터로밍 활용도가 계속 증가하자 SK텔레콤은 6월부터 데이터로밍 무제한 제공 국가를 전 세계 29개국으로 확대한 'T로밍 데이터무제한 One Pass'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14개국(일본,중국,베트남,싱가포르,호주,인도 등) 외에도 미국과 캐나다,유럽 12개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아프리카 1개국(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총 29개 국가에서 데이터로밍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루에 여러 국가를 방문해 데이터를 이용해도 1일 요금(1만2000원)으로 통합 적용된다.

◆중국 · 일본 여행에는 로밍 연동도 가능

통신사들은 가입자가 로밍 요금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전 세계 데이터 로밍 이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고객들이 데이터 로밍을 1바이트(byte)라도 사용하면 즉시 '데이터 로밍 이용 주의'를 무료 문자를 통해 안내하고 데이터 로밍 요금이 10만원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데이터 로밍을 차단해주는 '안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지난해 12월25일부터 중국과 일본에 하루 1만원에 데이터 로밍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품도 출시했다.

KT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주요 13개국 '권역별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는 하루 1만원만 지급하면 인접국가 이동 시(예를 들어 미국과 캐나다를 이동하는 경우) 무제한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힘들게 찾아 설정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제휴 네트워크가 설정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데이터로밍 무제한 요금제가 인기를 끌면서 더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패키지 형태의 업그레이드된 요금제도 출시되고 있다. KT는 데이터로밍과 와이파이로밍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밍팩'을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를 선택하면 3G 네트워크를 이용해 데이터로밍을 이용하다 KT와 제휴를 맺은 무선랜 로밍사업자 보잉고(Boingo)가 제공하는 해외 무선랜 접속지역에 들어서면 와이파이 로밍을 사용할 수 있다.

◆요금계산 앱으로 더욱 알뜰하게

SK텔레콤은 이용자들의 로밍 요금 부담 해소를 위해 로밍 요금을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는 요금계산기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영상,SMS 로밍 사용 금액을 계산해주고 이를 미리 알려준다. 또 사전에 설정해놓은 예산 금액을 넘으면 팝업으로 알려줘 예상치 못한 초과 요금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준다.

데이터 사용량이 적거나 사용 자체를 원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되고 있다. 데이터사용 금액이 월 10만원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차단해 주거나 데이터 이용 자체를 아예 막아버리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각종 애플리케이션 자동 업데이트 등을 통해 부과될 수 있는 요금 걱정을 덜 수 있다. 데이터로밍 월 상한 서비스는 SKT와 KT 가입자 모두 별도의 신청 없이 모든 로밍 이용고객에게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