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은 인간 승리의 전범(典範)이다. 절정기에 덮친 고환암을 극복,1999년부터 2005년까지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란 대기록을 세웠다. 투르 드 프랑스는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피레네 산악구간을 포함,3500㎞를 3주 동안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나탈리 뒤 투아(남아프리카공화국)는 더 놀랍다.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준비 중이던 2001년 자동차 사고로 왼쪽 다리 무릎 밑부분을 잃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도전,'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마라톤 수영(10㎞)에서 2시간49초9로 25명 중 16위를 차지했다.

뿐이랴.차사순 할머니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운전면허에 도전,우리 나이로 일흔살이던 지난해 5월 면허증을 획득,'959전 960기 신화'를 쓰고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 나이에 어디다 쓰려고"라는 주위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데 대해 그는 "그만두면 아무것도 안한 게 되니까"라고 답했다.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들 한다. 지옥 훈련이란 이름의 극기 훈련이 유행하는 건 체력은 물론 정신력도 단련된다는 믿음에 기인한다. 대표적인 건 '해병대 캠프'.자녀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와 직원들의 정신력 및 협동정신 강화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2000년대 초반 시작됐다.

체력과 의지를 기르고 규율과 질서를 익히도록 하는 게 목표인 만큼 제식 및 유격 훈련,암벽 오르기,산악 종주,공동묘지 공포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인천 실미도와 안산 대부도 등 섬이나 바닷가에서 주로 이뤄진다.

지리산 종주같은 산행이나 야간 행군도 자주 쓰이는 방법.기업 특히 유통 · 서비스 · 건설 업체에서 많이 실시하는데 최근엔 진주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입했다. 지옥 훈련으로 단결력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는 보고는 많다.

그러나 지옥 훈련이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란 주장도 있다. 청소년과 직장인 모두 필요성을 공감해야 훈련에 집중해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억지로 강요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의지를 키우는 건 부모의 이해와 스스로 만든 꿈이요,조기 퇴사를 막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건 지옥 훈련보다 적절하고 인간적인 대우와 비전 제시,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의 건전한 미래상이란 얘기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