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7 · 4 전당대회에서 현행대로 여론조사 30%와 대의원 1인2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7 · 4 전대에서 전대 룰을 바꾸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여론조사 폐지와 대의원 1인1표제' 당헌 · 당규 개정안은 자동 폐기됐다. 논란이 일었던 당 대표 권한 강화를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최고위원회 의결이 아니라 협의를 거쳐 당 대표가 지명하도록 변경했다.

비대위가 마련한 전대 룰 폐기에는 이날 열린 의총의 영향이 컸다. 당 쇄신파의 요구로 소집된 이날 의총에는 9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16명이 발언에 나섰다. 이 중 비대위 안인 '여론조사 미반영 및 1인1표제' 당헌 · 당규 개정을 지지한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의원들은 '여론조사 반영 및 1인2표제'로 하자고 맞섰다.

결국 전대 룰 문제는 의총에서 기립 표결에 부쳐졌다. 전체 92명 중 여론조사의 경우 '반영하자'는 의견이 50명,'반영하지 말자'는 의견이 29명으로 유지 의견이 더 많았다. 투표 방식도 '1인2표제'가 49명,'1인1표제'가 32명으로 역시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비대위 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원희목 손숙미 의원 등 대부분 친이계였고,반대하는 의원들은 쇄신파와 친박계가 대부분이었다. 전대 룰 논란마저 황우여 원내대표와 소장파 · 친박계 등 신주류의 의견이 모두 받아들여졌다. 신주류의 결속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 셈이다.

여론조사 반영 유지로 최대 수혜는 남경필,나경원,홍준표,전여옥 의원 등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전대에서 3위를 차지한 나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대에서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1인2표제를 유지키로 한 것도 인지도가 높은 이들에게 유리하다. 다른 후보들이 전략적 제휴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아 차기 전대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반면 원희룡,김무성 등 친이계 성향으로 계파의 조직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