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해 경제규모가 세계 15위 수준으로 성장했는데도 노인의 45.1%가 빈곤층에 속해 있다. 이 수치는 세계 1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평균치(13.3%)의 3.4배에 달한다.

한국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780만명 정도다. 이 가운데 매달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는 300만여명에 불과하다. 절반 이상이 국민연금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70세 이상 빈곤층 노인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연금 수령액이 매우 적다. 국민연금이 출범한 시점이 1988년으로 선진국에 비해 초기 단계인 데다 국민연금을 도입할 때 노인 계층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적립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08년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한 것은 이 같은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제도는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작년 기준 지급액은 노인 단독 가구 9만원,부부 가구 14만4000원이다. 이는 현행 가입자 평균소득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현재 373만여명의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했다.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3조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