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非조선부문 매출 4년새 140% 껑충…발전ㆍ화공플랜트가 성장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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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심층분석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위원
변압기ㆍ로봇사업 '쑥쑥'…조선 매출 비중은 35% 수준
드릴십ㆍLNG선 잇단 수주…취약부문 경쟁력 회복
조선 수주 여력 '빅3'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위원
변압기ㆍ로봇사업 '쑥쑥'…조선 매출 비중은 35% 수준
드릴십ㆍLNG선 잇단 수주…취약부문 경쟁력 회복
조선 수주 여력 '빅3'
현대중공업 하면 '세계 최대이자 최고의 조선사'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회사를 조선사로만 대하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현대중공업은 단순한 조선사를 뛰어넘어 글로벌 톱클래스의 종합중공업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매출 구성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2006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조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51.3%로 절반을 넘었지만 작년에는 35.0%로 낮아졌다. 대신 변압기와 모터,발전 및 화공플랜트,신재생에너지,산업용 로봇 등 비(非)조선 사업부의 매출비중이 크게 늘었다. 2006년과 비교해 지난해 조선부문 매출은 21.8%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비조선부문 매출은 13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78.5% 늘어난 총매출의 상당부분을 비조선부문이 견인한 셈이다.
◆드릴십 · LNG선 등 취약부문 수주 잇따라
현대중공업은 일반 상선분야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그간 드릴십이나 LNG선 등에서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 들어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 시추전문회사 로완(Rowan)으로부터 11억2000만달러에 드릴십 2척을 수주했다. 이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모두 9척(옵션 포함시 12척)의 드릴십을 수주해 세계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7척,대우조선해양은 4척의 드릴십을 수주한 상태다.
취약한 부문에서 거둔 이 같은 성과는 철저한 드릴십 전용설계로 경쟁사보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선상에서 자체 수리가 가능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덕분이다.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을 해양플랜트부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이 회사는 조선사업부로 분류한다. 기업의 특색에 따른 것이겠지만 드릴십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회사는 또 최근 5년여 만에 LNG선 수주에 성공했다. 그리스 다이나가스로부터 총 6억달러(척당 2억달러) 규모의 15만5000㎥급 LNG선 3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수주한 LNG선은 화물창이 선박 내부에 위치한 멤브레인 타입으로 필요에 따라 원유와 가스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전기추진방식(DFDE)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LNG선 시장이 회복중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이 분야에서 별다른 수주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LNG선 건조에서 '빅 3'중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투자자들의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수주는 투자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현대중공업 주가가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가 LNG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주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회사 주가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다른 조선업체보다 부진했다. 지진으로 인해 LNG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빅3 중 상대적으로 이 부문에서 열세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규모 LNG선 수주를 계기로 주가도 재평가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수주 모멘텀 가장 양호
올 들어 5월 말까지 조선사들의 수주액은 현대중공업 100억달러,삼성중공업 102억달러,대우조선해양 43억달러에 이른다. 목표 달성률로는 현대중공업 74.6% 삼성중공업 88.7% 대우조선해양 39.1% 등 평균 67.5%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간 목표치를 얼마나 웃돌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빅3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인도 가능한 슬롯이 상당부분 찼고,지금처럼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수주잔량을 30개월 이상으로 늘릴 유인도 크지 않다. 하반기 수주 모멘텀 둔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상반기 수주 호조로 빅3는 최대 생산규모 대비 63%에 해당하는 2013년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사별로는 삼성중공업이 이미 2013년 일감을 대부분 확보했고 대우조선해양도 55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추가수주가 이뤄지면 2013년 인도가능한 슬롯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아직 2013년 슬롯에 상당부분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수주활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조선 부문에서도 수주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기계는 성수기가 지나고 있지만 점유율이 올라 꾸준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특별한 수주성과를 기록하지 못한 발전플랜트도 10억달러 규모의 칠레 석탄화력발전소,4억달러 규모의 UAE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등 다수의 입찰에 참여 중이거나 참여할 예정이라 하반기에는 성과가 기대된다. 1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보인 전기전자사업부도 완만하지만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비조선부문의 성장은 조선부문의 수주 둔화를 커버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대비 수익성 둔화 폭이 주요 조선사 중 가장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 등 강재가격 인상의 영향이 적은 다양한 사업부들의 실적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연 200만t의 후판을 사용하지만 후판가격이 10% 인상될 때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0.7%포인트 선으로 가장 낮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연결실적이 중요해진 점도 긍정적이다. 개별실적과 연결기준실적 간 큰 차이가 없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하이투자증권 등 규모가 큰 연결대상 법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수주 여력과 비조선 부문의 성장 등 현대중공업의 다양한 강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조선사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이제는 버릴 때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위원 newday@koreastock.co.kr
이런 변화는 매출 구성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2006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조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51.3%로 절반을 넘었지만 작년에는 35.0%로 낮아졌다. 대신 변압기와 모터,발전 및 화공플랜트,신재생에너지,산업용 로봇 등 비(非)조선 사업부의 매출비중이 크게 늘었다. 2006년과 비교해 지난해 조선부문 매출은 21.8%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비조선부문 매출은 13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78.5% 늘어난 총매출의 상당부분을 비조선부문이 견인한 셈이다.
◆드릴십 · LNG선 등 취약부문 수주 잇따라
현대중공업은 일반 상선분야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그간 드릴십이나 LNG선 등에서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 들어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 시추전문회사 로완(Rowan)으로부터 11억2000만달러에 드릴십 2척을 수주했다. 이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모두 9척(옵션 포함시 12척)의 드릴십을 수주해 세계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7척,대우조선해양은 4척의 드릴십을 수주한 상태다.
취약한 부문에서 거둔 이 같은 성과는 철저한 드릴십 전용설계로 경쟁사보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선상에서 자체 수리가 가능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덕분이다.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을 해양플랜트부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이 회사는 조선사업부로 분류한다. 기업의 특색에 따른 것이겠지만 드릴십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회사는 또 최근 5년여 만에 LNG선 수주에 성공했다. 그리스 다이나가스로부터 총 6억달러(척당 2억달러) 규모의 15만5000㎥급 LNG선 3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수주한 LNG선은 화물창이 선박 내부에 위치한 멤브레인 타입으로 필요에 따라 원유와 가스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전기추진방식(DFDE)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LNG선 시장이 회복중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이 분야에서 별다른 수주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LNG선 건조에서 '빅 3'중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투자자들의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수주는 투자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현대중공업 주가가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가 LNG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주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회사 주가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다른 조선업체보다 부진했다. 지진으로 인해 LNG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빅3 중 상대적으로 이 부문에서 열세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규모 LNG선 수주를 계기로 주가도 재평가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수주 모멘텀 가장 양호
올 들어 5월 말까지 조선사들의 수주액은 현대중공업 100억달러,삼성중공업 102억달러,대우조선해양 43억달러에 이른다. 목표 달성률로는 현대중공업 74.6% 삼성중공업 88.7% 대우조선해양 39.1% 등 평균 67.5%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간 목표치를 얼마나 웃돌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빅3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인도 가능한 슬롯이 상당부분 찼고,지금처럼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수주잔량을 30개월 이상으로 늘릴 유인도 크지 않다. 하반기 수주 모멘텀 둔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상반기 수주 호조로 빅3는 최대 생산규모 대비 63%에 해당하는 2013년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사별로는 삼성중공업이 이미 2013년 일감을 대부분 확보했고 대우조선해양도 55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추가수주가 이뤄지면 2013년 인도가능한 슬롯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아직 2013년 슬롯에 상당부분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수주활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조선 부문에서도 수주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기계는 성수기가 지나고 있지만 점유율이 올라 꾸준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특별한 수주성과를 기록하지 못한 발전플랜트도 10억달러 규모의 칠레 석탄화력발전소,4억달러 규모의 UAE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등 다수의 입찰에 참여 중이거나 참여할 예정이라 하반기에는 성과가 기대된다. 1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보인 전기전자사업부도 완만하지만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비조선부문의 성장은 조선부문의 수주 둔화를 커버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대비 수익성 둔화 폭이 주요 조선사 중 가장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 등 강재가격 인상의 영향이 적은 다양한 사업부들의 실적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연 200만t의 후판을 사용하지만 후판가격이 10% 인상될 때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0.7%포인트 선으로 가장 낮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연결실적이 중요해진 점도 긍정적이다. 개별실적과 연결기준실적 간 큰 차이가 없는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하이투자증권 등 규모가 큰 연결대상 법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수주 여력과 비조선 부문의 성장 등 현대중공업의 다양한 강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조선사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이제는 버릴 때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위원 newday@korea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