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는 초창기 섬유와 전자공단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업과 외국기업 중소협력업체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세계적인 산업단지로 발돋움했다.

1970~1980년대에는 한국 수출의 효자산업의 하나였던 섬유산업의 국내 최대 생산 집적지였다. 전국 원사공장 13개사 중 코오롱 새한 한국합섬 등 8개사가 구미에 위치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섬유산업이 급속하게 퇴조하면서 디스플레이 모바일 컴퓨터 등 전자공단을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재편됐다. 구미와 한국의 전자산업을 이끌고 있는 두 기업은 삼성과 LG다. 이들 회사의 계열사들은 10여곳에 불과하지만 구미시 세수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미국가산단에는 LS전선,도레이첨단소재,효성,코오롱인더스트리,LIG넥스원,매그나칩반도체,노틸러스 효성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엑슨모빌,델코 등 세계적인 외국계 기업과 웅진케미칼 STX 등 국내 대기업 및 파워카본테크놀러지,산코메탈 등 일본계 부품소재업체 합작사들까지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KH바텍,태평양금속,피플웍스,오성전자,세아메카닉스 등 중견 협력업체들도 가세하면서 구미와 한국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구미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LS전선은 전선분야 글로벌 '톱3' 회사다. 초전도 케이블 · 초고압 해저케이블 · 자동차 · 풍력 등 산업용 특수 케이블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2003년 금성케이블에서 독립해 2005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2007년 베트남 호찌민 제2전선 공장을 준공했다. 2008년에는 북미 최대의 산업용 전선회사인 수페리어 에식스를,2009년에는 중국 LS 홍치전선을 각각 인수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일합섬과 새한을 모태로 하는 웅진케미칼은 2008년 웅진그룹에 편입된 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웅진으로의 인수 이후 매출이 7441억원에서 지난해 911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이라는 비전에 따라 고내열성 섬유인 메타아라미드 사업에 진출했다. 기존의 폴리에스터 제품은 시장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넓혀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까지 구미공장에 1500억원을 투자해 고기능 첨단산업용 소재 설비를 증설하는 등 구미국가산단과 함께 40여년을 동고동락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해 한국능률협회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효성 구미공장은 9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1992년 폴리에스터 원사공장 완공을 시작으로 1999년 스판덱스공장,1996년 폴리에스터 필름공장,2004년 나일론 필름공장을 증설하는 등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효성 구미공장의 이두하 상무는 "지난 5월 월 3000t 규모의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능력을 증설했으며 폴리에스터,스판덱스,필름을 생산해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구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화학기업인 도레이가 100% 출자한 기업이다. 올해 필름분야 설비투자 1500억원을 비롯 2020년까지 필름분야 4800억원,IT소재 4100억원,섬유 5500억원,탄소섬유 8800억원 등 총 2조3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올해 설비투자액은 매출액 대비 25%,영업이익의 1.4배에 이르는 규모"라며 "앞으로 탄소섬유 사업을 필두로 필름 및 IT소재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부직포 사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피플웍스는 2000년 LG정보통신(현 LG전자)에서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LCD TV용 인버터를 국산화했으며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이동통신용 파워엠프,리피터,기지국 장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자주국방의 자랑인 천마,신궁,비호 등과 같은 최첨단 국산무기체계에 소요되는 핵심 시스템 및 모듈 등도 생산하고 있다.

국내 ATM 기기 1위 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은 1980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 전문공장으로 시작해 1983년 금융자동화기기 메카트로닉스 전문 연구소를 설립했다. 다양한 솔루션과 선진 금융 시스템 개발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손현식 노틸러스효성 대표는 "전 세계 ATM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금융의 메카인 미국 시장에서 전체 ATM 업체 중 3위,리테일 ATM 업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역업체인 세원건설은 1989년 설립된 종합건설업체로 건설공제조합 신용평가 등급 'AA',부채비율 40%대로 동종업계 최우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1993년 설립된 세아메카닉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전자기판용 정밀부품인 그리퍼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LG전자로부터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공정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LCD,PDP,3D TV용 벽걸이 등 스탠드 전문업체로 2007년에는 5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미=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