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회복이 일시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경기회복을 위한 ‘모멘텀’이 없는 만큼 저금리 기조 등 확장정책은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애틀란타에서 열린 국제통화 컨퍼런스에 참석해 “경제회복이 완만한 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 아래에 머물러 있고 업종간 불균형이 심하다”며 “따라서 확장적인 통화정책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유지할 것이란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버냉키 의장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실업자들의 입장에서 최근의 경기회복세는 좌절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느리게 보일 것”이라며 “고용시장이 더욱 확실하게 나아지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경기회복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실업률은 9.1%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는 특히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큰 이유로 주택시장의 침체를 지적하면서 “사실상 건설산업의 모든 부문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와 관련,버냉키 의장은 “경제 전반에 걸쳐 인플레 조짐은 보이지 않으며 ‘우려’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상품가격의 상승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가 안정적이고 노동시장의 수요 약화가 물가상승을 억제할 것이라 설명했다.특히 최근 일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인플레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임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국가부채와 관련해 “단기간 급격한 재정감축은 취약한 경제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의회는 재정계획에 대한 장기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