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에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은 점차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자문형 랩 자금이 개인의 매매로 잡히는 것으로 볼 때 최근 차·화·정에 몰린 거래는 랩 자금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오후 1시1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32% 하락한 2072.01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4월말 사상 최고치(2231.47)을 찍은 후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큰 양상이다. 전고점 대비로는 6% 정도 빠졌다.

코스피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기존 주도 업종이었던 운송장비·화학은 지수 대비 크게 언더퍼폼(수익률하회)했다. 화학업종지수는 전고점 대비 11.1%, 운송장비업종은 8.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 대비로도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기존 주도주의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기간동안 운송장비 업종에 각각 1조7780억원, 17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화학 업종에서도 외국인 1조9055억원, 기관은 1132억원을 팔아 치웠다. 특히 기관의 경우 최근 이틀새 화학에서 2151억원을, 운송에서 1879억원을 팔아치우면서 매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운송에서 1조9597억원, 화학에서 2조1124억원을 사들이면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형 랩에서 거래된 물량은 개인으로 잡히기 때문에 차·화·정에 랩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랩의 경우 이미 차·화·정의 보유 비율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익실현에 나선 자문사들이 가격 메리트가 생긴 현 시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이란 풀이다.

오 팀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자동차와 화학을 파는 이유는 이 두 업종이 글로벌 경기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의 경기 지표 부진, 유럽발 악재 부각 등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나빠져 기존 보유 비중이 높았던 업종 위주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현재 '개인'이란 매수 주체는 랩 자금 등이 혼재된 상태"라면서 "매매 동향만 놓고 개인의 매매 패턴을 해석하게 되면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문사들도 이런 상황에 대해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랩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차·화·정을 처분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추가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이 상승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여전히 차 화 정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시장을 보는 시각은 자문사마다 다르고, 특정 업종에 쏠려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비중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