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일본에 막걸리 내놓은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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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일본에 막걸리를 수출하겠다고 나섰다. '일본사업'과 '주류사업'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CJ제일제당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8일 일본의 ‘삿뽀로 맥주’사 와 일본 전국 유통망에 대한 막걸리 판매 위탁계약의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CJ본가 막걸리'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수출하게 될 막걸리 제품의 제조는 지난해부터 CJ와 막걸리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우포의 아침’(경상남도 창녕군)에서 담당한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두고 "우리 쌀 가공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주류사업 보다는 '쌀 가공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막걸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주류업체다. 국순당을 비롯해 서울탁주제조협회, 보해양조 등이다. CJ제일제당의 막걸리 사업이 햇반과 같은 단순히 '쌀' 관련 사업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의 협력 업체가 삿뽀로 맥주라는 점도 '주류사업의 본격화'에 힘을 실어준다. 삿뽀로 맥주는 일본 맥주시장에서 아사히, 기린, 산토리와 함께 4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다. 이중 산토리는 올해 일본에서의 '막걸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모델로 장근석을 등장시키면서 젊은 여성층을 공략한 점도 성공요인이다.
일본 산토리가 지난 3월 출시한 ‘서울 막걸리’는 2개월 만에 연간 판매 목표 35만 케이스(1케이스당 8.4ℓ)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리는 올해 연간 목표를 100만 케이스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서울 막걸리'는 '서울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탁주제조협회가 생산한다. 품질관리나 유통 등은 롯데주류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기존에 일본에서 '경월소주'로 소주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산토리가 맥주시장에서 주도업체지만 새로운 시장창출이 가능한 '막걸리' 사업을 위해서는 롯데주류와 협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산토리의 경쟁업체인 삿뽀로마저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다. 그 회사가 CJ제일제당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이지만, 일본에서는 사업기반이 비교적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이 아닌 위탁제조해 판매만을 맡고 있는 '막걸리' 라는 점도 심상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이 일본 사업을 본격화 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일본의 바이오 기업 '하야시바라(林原)'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소재식품사업 내 기능성 신소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의 하야시바라 인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야시바라는 과자의 감미료 등으로 사용되는 '트레할로스'를 독점하고 있다. 또 항암제인 '인터페론' 등 약품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다.
인수가 성사되면,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과 제약사업에서 힘을 얻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더불어 CJ제일제당은 하야시바라가 지원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문화 관련사업도 인수하게 돼 모그룹인 CJ그룹이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도 연관성을 가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CJ제일제당은 8일 일본의 ‘삿뽀로 맥주’사 와 일본 전국 유통망에 대한 막걸리 판매 위탁계약의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CJ본가 막걸리'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수출하게 될 막걸리 제품의 제조는 지난해부터 CJ와 막걸리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우포의 아침’(경상남도 창녕군)에서 담당한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두고 "우리 쌀 가공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주류사업 보다는 '쌀 가공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막걸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주류업체다. 국순당을 비롯해 서울탁주제조협회, 보해양조 등이다. CJ제일제당의 막걸리 사업이 햇반과 같은 단순히 '쌀' 관련 사업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의 협력 업체가 삿뽀로 맥주라는 점도 '주류사업의 본격화'에 힘을 실어준다. 삿뽀로 맥주는 일본 맥주시장에서 아사히, 기린, 산토리와 함께 4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다. 이중 산토리는 올해 일본에서의 '막걸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모델로 장근석을 등장시키면서 젊은 여성층을 공략한 점도 성공요인이다.
일본 산토리가 지난 3월 출시한 ‘서울 막걸리’는 2개월 만에 연간 판매 목표 35만 케이스(1케이스당 8.4ℓ)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리는 올해 연간 목표를 100만 케이스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서울 막걸리'는 '서울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탁주제조협회가 생산한다. 품질관리나 유통 등은 롯데주류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기존에 일본에서 '경월소주'로 소주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산토리가 맥주시장에서 주도업체지만 새로운 시장창출이 가능한 '막걸리' 사업을 위해서는 롯데주류와 협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산토리의 경쟁업체인 삿뽀로마저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다. 그 회사가 CJ제일제당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이지만, 일본에서는 사업기반이 비교적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이 아닌 위탁제조해 판매만을 맡고 있는 '막걸리' 라는 점도 심상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이 일본 사업을 본격화 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일본의 바이오 기업 '하야시바라(林原)'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소재식품사업 내 기능성 신소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의 하야시바라 인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야시바라는 과자의 감미료 등으로 사용되는 '트레할로스'를 독점하고 있다. 또 항암제인 '인터페론' 등 약품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다.
인수가 성사되면,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과 제약사업에서 힘을 얻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더불어 CJ제일제당은 하야시바라가 지원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문화 관련사업도 인수하게 돼 모그룹인 CJ그룹이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도 연관성을 가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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