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8600만대나 팔려나가며 공전의 히트를 친 게임기 '위' 후속모델이 공개됐다. 닌텐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11' 개막에 앞서 자체 미디어 콘퍼런스를 통해 '위(Wii)' 후속 모델인 '위U'를 공개했다. 이번 E3 행사에서 유일하게 공개된 새로운 게임기다.
◆증강현실 등장

위U는 새로운 터치 패널 조종기와 본체로 이뤄졌다. 본체의 겉모양은 기존 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성능은 대폭 향상됐다. 위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고해상도 그래픽(HD)을 지원하고 CPU 성능도 높아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조종기다. 얼핏 태블릿PC를 연상시킨다. 6.2인치의 터치 스크린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이 하나의 변화로 새로운 게임 체험이 가능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용자가 느끼는 게임 공간이 늘어났다는 점.TV가 주 화면이라면 조종기의 스크린은 TV에서 벗어난 '또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TV 속에 해적이 탄 배가 있을 때,TV를 향하던 조종기를 TV 방향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움직이면 TV에선 보이지 않던 해적선 좌측의 다른 배들을 볼 수 있다. 또 조종기를 TV 위로 올리면 TV에선 비춰지지 않던 해적선 위의 달이 조종기의 스크린에 보인다. 게임이라는 가상 세계 속의 또 다른 증강현실이다.

기존의 위 리모컨 2개를 연결해 3명이 게임을 즐길 경우에는 기존 조종기 이용자는 TV 화면으로 게임을 하고 위U 조종기의 게이머는 상대방과 다른 각도로 비춰진 조종기의 화면으로 똑같은 게임을 한다. 표창을 날리는 게임을 할 때는 위U 조종기 화면에 놓인 표창을 터치해 밀어내 TV 화면으로 날리면 된다. 이외에도 TV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다가 게임을 위U 조종기 화면으로 옮긴 뒤 TV로는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등 게임의 영역이 확대됐다.

◆닌텐도 구원투수 될까

글로벌 게임업계는 이 게임기가 경영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닌텐도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닌텐도는 2004년과 2006년 각각 출시한 닌텐도DS와 위를 앞세워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올랐다. 하지만 모바일 소셜게임의 인기에 밀려 지난해 영업이익이 52%나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닌텐도는 새 게임기가 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보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위U가 동작인식 게임이라는 신세계를 열었던 과거 위만큼 직관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동작 인식 게임을 한 단계 끌어올린 MS의 키넥트와 연내 출시 예정인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와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스앤젤레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