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자산운용사 간 운용성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산은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IBK자산운용과 NH-CA자산운용은 하위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산은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연초 이후 9.12%(7일 기준)의 수익을 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4.42%)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산은운용의 대표 펀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산은2020증권'이 올 들어 15%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전체 운용 성과를 끌어올렸다.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형펀드의 편입 종목 수를 30~40개로 줄여 선택과 집중에 의한 투자를 한 것이 펀드 수익률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올 들어7.18%의 수익률을 거둬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 운용사 국내 주식형펀드의 쌍두마차인 '신한BNPP탑스밸류1'과 '신한BNPP좋은아침희망1'이 9% 전후의 짭짤한 수익을 낸 덕분이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의 하나UBS자산운용도 6.04%의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

우리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3.96%,KB자산운용은 3.35%의 수익률로 주식형펀드 평균에 소폭 미달했다.

반면 IBK자산운용과 NH-CA자산운용의 수익률은 최하위권에 처져 있다. IBK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1%에 그치며 전체 45개 운용사 중 43위에 머물렀다. 주식형펀드 평균에 비해서도 3%포인트 낮은 것으로 겨우 플러스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IBK자산운용은 최근 1년 수익률이 37위로 은행 계열 운용사 중 가장 낮다. NH-CA자산운용도 연초 이후 2.94%의 수익률에 그쳐 하위권(36위)을 맴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운용사 간 성과 차이가 최고경영자(CEO)의 경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자산운용 경험이 부족한 은행 출신 인사들이 계열 운용사 주요 임원으로 오면서 성과가 나빠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산은 하나UBS 우리 KB자산운용 CEO는 금융투자업계 출신 전문 경영인이다.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도 은행 출신이긴 하지만 2006년부터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아 왔다.

한편 올 자금 유입에서는 KB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두드러진다. KB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설정액은 지난 3일 3조8813억원으로 올 들어 1조1890억원 증가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4300억원,신한BNPP파리바자산운용은 2600억원 각각 늘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