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가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 일시적인 후퇴일 뿐 조만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청와대도 부작용 우려가 없는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의약품 문제는 많은 국민의 편의와 관련돼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상당히 많은 사안이므로 어느 정도 진통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웅크려 기를 모으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의료산업 선진화의 주요 방안으로 추진해 왔지만 보건복지부가 최근 약사단체의 입장을 수용해 결정을 유보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박 장관은 "복지부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라는 공식적인 논의기구가 의약품 재분류를 위한 아주 어려운 논의에 들어가므로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감기약을 슈퍼에서 팔기 위해서는)약사법을 개정해 '약국 외 판매가 가능한 의약품'을 새롭게 분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오전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부처 간 칸막이를 더욱 낮추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하나의 팀으로 대응해 갔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 직후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국의 지식인 이종오의 '화살 톱질하기'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화살을 맞은 사람이 병원에 갔더니 외과의사가 몸 밖으로 드러난 화살을 톱으로 잘라낸 뒤 "몸속의 화살촉은 내과의사의 소관"이라며 발뺌했다는 예화를 소개한 그는 "공직자들은 이런 모습이 혹시 지금의 내 모습은 아닌지 늘 되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