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는 현대중공업하이닉스 인수설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조선과 정보기술(IT)이라는 상반된 사업 영역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대중공업의 자금 여력에 대해서는 큰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8일 5.57%(2만7500원) 내린 46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사흘째 약세로 시작한 주가는 하이닉스 인수에 나선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장중 45만원대까지 급락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지만 냉각된 투자심리는 여전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분명하게 나온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 많지 않다 보니 현대중공업이 인수 가능한 기업으로 떠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개연성과 별개로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경우 주가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며 "반도체 업황은 조선업보다 더 등락이 잦아 수익성의 진폭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이 변압기와 모터,신재생에너지 등 비조선 분야의 매출을 키우며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기존 분야와 연관성이 작다는 점도 지적된다.

투자 재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우량 자회사를 보유해 기업 인수 · 합병(M&A)이 필요할 때 재원 마련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채권단의 매각 조건 등 구체적 사항이 나오기 전에 득실을 따지기는 성급하다는 견해다. 한 전문가는 "채권단의 매각 조건이 중요하다"며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에 나선다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