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자산배분을 하면서 이처럼 어려운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8일 열린 ‘삼성증권 2011년 글로벌 헤지펀드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거시경제적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헤지펀드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유럽계 헤지펀드 운용사인 GLG의 공동설립자 겸 대표매니저인 피에르 라그란쥐는 “세계 경제는 미국 더블딥 우려,유럽 재정위기,중국 인플레이션 등에 위험요인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헤지펀드 차원에서는 좋은 투자대상을 선별하는 능력을 통해 고객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갬(GAM)에서 이머징마켓 채권·통화 부문을 담당하는 폴 맥나마라 매니저는 “앞으로 전 세계는 지난 20년 동안의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성장은 침체되고 자산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이어 “예전과 달리 주식·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 높은 상관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단순히 자산을 분산해 포트폴리오에 넣는다고 해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며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럴때 신념을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GLG는 276억달러를 운용하는 세계최대 대체투자사 중 하나이며,GAM은 현재 580억원달러를 운용 중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다른 쪽으로 시각을 돌리면 투자기회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2001년 설립돼 452억달러를 운용하는 블루베이에서 부실채권 운용을 총괄하는 이안 베넷 매니저는 유럽쪽 부실채권을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꼽았다.그는 “유럽의 시중은행들이 문제여신과 부실채권을 상각하는 매상각하는 초기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유럽시장에서 부실채권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회사에 투자하는 부실채권 투자는 거시경제의 영향을 덜받는 대신 개별 기업 고유의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따라서 기업의 펀더멘탈을 잘 분석하면 거시경제 환경과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외환투자에 강점을 지닌 폴 맥나마라 매니저는 중남미 통화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아시아 국가들이 성장하면 원자재를 공급하는 중남미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에서다.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더 크겠지만,중남미 국가들은 아시아 국가들만큼 통화에 개입하지 않아 통화에 대한 투자는 중남미가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