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노키아 인수설(說)에 전날 주가가 하락했다고 미국 온라인 금융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마트폰 등 시장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올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노키아는 지난주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 피인수설에 시달려왔다. 노키아가 MS 피인수설을 부인하자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인수 주체로 지목된 것.

그러나 해외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인수해도 별 이득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피터 커닝햄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노키아는 매우 다른 노선을 걷는 회사"라며 "합병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밝혔다. 카날리스는 정보기술(IT) 분야 시장조사기관이다.

그는 "삼성은 급격히 성장하며 애플에 대항하는 새로운 태블릿PC도 출시한 반면, 노키아는 시장에서 퇴보하는 중"이라며 "삼성이 노키아 합병으로 얻는 이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키아는 올 1분기에 글로벌 핸드셋 시장점유율이 31%로 전년 동기 대비 5.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는 유지했지만 "점유율 하락세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 커닝햄 애널리스트의 의견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2위로 19.7%에서21.5%로 올라섰다.

노키아는 지난달 31일 스티브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지난 7일 사업 전망 악화를 이유로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단계 강등, 정크본드(투기등급) 바로 윗단계로 수정했다. 무디스도 지난주 노키아의 등급을 하향하기 위해 관찰대상에 올렸고 밝혔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3월 노키아의 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내렸다. S&P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폰 사업 제휴가 완전해질 때까지 노키아의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