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이모씨는 올해 1월 속된 말로 중고차 중개사이트에 낚였다. 이씨는 한 중고차 중개사이트에서 시세보다 싼 차를 발견했다. 그는 사이트 관계자와 통화해 실제 매물임을 확인하고 매매단지를 찾아갔다. 하지만 또 다른 직원이 나와 "신청인이 구매하려던 것과 같은 값싼 차량은 없다"며 다른 차를 사도록 권유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이모씨 또한 지난 1월 같은 일을 경험했다. 그는 사려는 중고차가 무사고 차량임을 수차례 확인한 후 새벽에 경기도 부천에 있는 매매단지까지 갔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말은 "그 중고차는 바닷물에 침수된 차량이니 다른 차를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중고차를 구입한 소비자의 상당수가 중개사이트의 허위·미끼매물로 인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최근 1년간 중고차 구입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6%가 이같은 피해를 경험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응답자의 23.2%는 '자동차관리법'상 소비자에게 주도록 규정된 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딜러회원제로 운영되는 19개 중고차 중개사이트 중 8개(42.1%)만이 보험개발원 데어터베이스(DB)와 연동된 실차매칭서비스를 활용, 존재하고 있는 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딜러회원은 차량을 전문적으로 사거나 판매하는 사업자 회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딜러회원 가입시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해 본인확인을 한 단계 더 거치는 사이트도 21개 중 4개에 불과했다"면서 "딜러회원 가입시 본인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사이트의 운영을 개선토록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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