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이 9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스포츠토토에서 고액 배당금을 노린 브로커가 주도한 범행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왜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택했는 지 의문이 남는다.

승부조작을 기획한 브로커들이 더 손쉽고 고액을 베팅할 수 있는 불법 사설스포츠 복권 대신 굳이 개인당 베팅 상한액이 제한되고 복권방까지 개입시켜야 고액베팅이 가능한 합법 스포츠토토를 택했는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브로커들이 불법 사설 스포츠복권에 상당액의 돈을 걸고 합법 스포츠토토에는 이보다 적은 금액을 베팅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배당률은 낮더라도 승ㆍ무ㆍ패만 맞추는 스포츠토토의 프로토 승부식 방식을 이용하면 장시간에 걸쳐 고액을 10만원 이하로 나눠 베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아무런 위험없이 고액 배당을 챙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프로토 승부식은 복권 발행사인 스포츠토토㈜가 홈팀을 기준으로 승ㆍ무ㆍ패 배당률을 미리 정한 30~50대 경기 가운데 2개 이상 경기의 결과를 예상해 베팅하는 복권이다.

점수를 맞춰야 하는 프로토 기록식과는 달리 승ㆍ무ㆍ패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한쪽 팀 선수를 매수해 고의로 지게 하면 적중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최소 단위인 2개 경기의 승부만을 조작하고 복권을 구매하면 적중률을 100%까지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낮은 배당률은 고액을 배팅한다면 충분히 보완된다.

이번에 적발된 브로커들은 자신들이 승부조작을 시도한 2경기에 1억9천만원을 10만원 이하로 나눠 베팅해 6억2천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불법 사설 스포츠복권에 베팅을 하면 사기를 당할 위험이 있어 스포츠토토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불법 사이트들은 큰 돈이 몰리면 곧바로 사이트를 폐쇄하고 돈만 챙겨 도망가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이 때문에 승부조작만 한다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돈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스포츠토토의 프로토 승부식 베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