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평택·오산…1년 반 새 5000만원 올라
"비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59㎡가 2억1000만~2억2000만원에 거래됩니다. 입주 1년 반 만에 분양가보다 4000만~5000만원 오른 거죠."(경기 평택시 비전동 김철균 이수공인 대표)

평택 오산 안성 등 경기 남부권 집값이 강세다. 최근 몇 년 사이 공급은 끊겼지만 공장 중소기업 등 배후 수요가 꾸준해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값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택 이남은 쳐다보지도 말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소외된 곳이었으나 올 들어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건설사들도 신규분양 채비를 차리고 있다.

◆높은 전세가율,삼성공장 '호재'

9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이지만 지방처럼 여겨져온 평택 오산 안성 화성 부동산 시장이 재평가받고 있다.

평택시 중심가 비전동의 SK뷰 85㎡는 2억5000만~2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김 대표는 "작년 말 삼성전자 고덕신도시 입주 발표 이후 인구유입 기대감으로 1000만~2000만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공장과 중소기업 등 배후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매매가의 70%를 넘어섰다"며 "전세난 때문에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오산지역 주택시장도 회복세다. 원동 e편한세상 85㎡는 최근 3개월 새 2000만원 올라 2억6000만~3억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화성 향남1택지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손석현 신명공인 대표는 "85㎡ 전셋값이 1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 높아져 매도호가도 2억7000만원 선으로 뛰었다"고 소개했다.

◆경기도 집값 상승률의 3배

살아나는 평택·오산…1년 반 새 5000만원 올라
올 들어 평택 오산 화성지역 아파트값은 경기지역 전체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 지수는 1.4% 올랐지만 평택과 화성은 4.3%,오산은 4.0%,안성은 2.5% 뛰었다.

미분양 물량도 속속 소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미분양이 최대치를 기록한 2009년 3월,경기도 미분양은 2만4040가구였으나 지난 4월 1만9715가구로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평택은 1849가구에서 605가구,오산은 289가구에서 143가구,안성은 1032가구에서 342가구로 감소폭이 더 컸다.

유수현 대우건설 마케팅팀 차장은 "평택 용이지구 푸르지오2차가 작년 11월부터 한 달에 30~40가구씩 팔려 지금은 100㎡ 미만 중소형은 모두 분양됐다"고 전했다. 그는 "2~3년간 이들 지역에 신규 분양이나 입주가 많지 않았던 데다 수서~평택 간 KTX 2014년 개통 등의 호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건설사들 본격 분양 채비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버블세븐 등에서 시세차익을 얻기가 힘들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남부지역의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사들도 이들 지역에서 신규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화성지방산업단지에 삼성반도체 공장 증설이 9월에 끝나면 인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화성 반월동 등에서 SK GS 두산 임광건설이 올 하반기 75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