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에게 명품 커피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박복식 게포 대표(51 · 사진)는 9일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1월 파푸아뉴기니커피산업협회(CIC)에서 수출 허가를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게포는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 생두(볶지 않은 커피콩)를 수출하는 회사다. 박 대표는 "마라와카 지역에 학교와 교회를 지어주면서 현지인들의 마음을 샀다"고 설명했다.

파푸아뉴기니는 남태평양 서쪽 끝 뉴기니섬 동반부에 걸쳐 있는 도서국가다. 세계 7위의 커피 생산국(연간 6만여t)이기도 하다. 박 대표가 계약을 맺은 마라와카 지역은 해발 4691m 빌헬름산 자락에 위치한 청정구역이다. 그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90%를 사들여 지난해 400t의 커피를 미국 호주 일본 등에 수출했다.

박 대표가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999년이다. 그는 "현지에서 커피농장을 운영하던 데이비드 앵고 당시 주한 파푸아뉴기니 대사가 자국 커피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그때만 해도 커피숍이 많이 생겨 볶은 커피를 들여오면 시장성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05년 볶은 커피 공장을 인수했지만,그 사이 한국의 커피 문화가 바뀌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한국에서 5000여㎞ 떨어진 나라에서 볶아온 커피는 신선한 커피를 찾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었다"며 "2008년부터 커피 생두 사업을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과는 '공정무역' 거래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시중가보다 20~30% 비싼 가격에 커피를 사들여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공정무역협회에도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를 4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이라는 커피 브랜드를 상표 등록하고,지난달 국내 수입업체인 ㈜게포커피를 설립했다. 그는 "5월 말부터 티피카 빌라스 구플라 아마마스 등 4개 우수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를 들여온다"며 "갤러리아 등 백화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