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프라임저축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이틀째 이어졌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에 900억원을 긴급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며,중앙회는 이와는 별도로 업계 차원에서 5000억원 이상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 한도)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9일 프라임저축은행의 서울 강남 본점,테크노마트점,잠실점,소공동점,여의도점 등 5개 영업점에는 아침부터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은 거래 고객이 가장 많은 테크노마트점에만 인출 수요가 몰렸지만 이날은 다른 4개 점포에서도 한번에 100~200명의 고객이 밀려들었다. 본점에서는 이날 600번대 이상 대기 번호표까지 나갔으며 테크노마트점에선 1000번대를 넘어섰다. 각 지점 직원들은 업무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까지 밀려드는 고객을 맞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38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고 밝혔다. 창구 직원들이 예금을 지급할 때 시간을 끌고 있는 데다 인터넷뱅킹 접속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프라임저축은행 측은 "다른 저축은행보다 인터넷뱅킹 가입자가 많은 편이라 접속자가 너무 많이 몰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유동성 부족으로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저축은행중앙회에 9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 지원 요청을 준비하는 한편 증자도 추진키로 했다. 예금 인출 수요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2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인출이 계속되면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예금 인출 상황에 따라 서울 소재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 한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자산 1조4235억원으로 업계 20위권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2131억원(연체율 9.92%)이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5.1%다. 순손실 551억원을 냈다.

김일규/안대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