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액 자산가인 이른바 '슈퍼 리치'들은 랩어카운트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트렌드에 민감한 서울 강남 부자들은 금융 신상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지만 강북 부자는 채권 등 안정성이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은 9일 30억원 이상의 거금을 회사에 맡긴 초고액 자산가 대상 PB서비스인 'SNI' 론칭 1주년을 맞아 이 같은 투자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현재 강남파이낸스 신라호텔 코엑스인터컨티넨탈 서울파이낸스 등 총 4개 SNI 점포에서 관리하는 자산은 4조9700억원에 달한다.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대상은 주식 직접투자가 전체의 6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랩어카운트(11.4%),펀드(10.4%),ELS나 채권 등의 금융상품(8.1%),신탁(4.2%) 순이다. 하지만 주식은 대부분 장기간 보유하는 대주주 지분으로, 실제로 운용하는 자금 중에선 랩어카운트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희 SNI강남파이낸스 지점장은 "거래 금액이 크기 때문에 매매가 용이하도록 유동성이 충분한지를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는 고객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ELS는 손실 범위를 제한하는 슈팅업 ELS를,채권형 상품은 브라질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박 지점장은 "최근 헤지펀드에 대한 문의가 많지만 실제로 들어오는 고객은 많지 않다"며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추구하는 수익률은 시중은행 이자의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부자들이 몰려 있는 강북과 2,3세대 신흥 부자가 많은 강남 등 지역별로도 투자 성향의 차이가 나타났다. 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 상무는 "강남 지역에서는 금융 신상품에 대한 대응과 반응 속도가 빠르지만 강북지점에서는 금융상품의 수익률 추이를 지켜본 후 가입하거나 채권형 등 안정적인 투자 수단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