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쿼드러플위칭데이(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가 큰 이변 없이 지나갔다. 기대했던 프로그램 매수세는 유입되지 않았지만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매물이 소진돼 향후 수급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120일 이동평균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피지수는 9일 11.93포인트(0.57%) 내린 2071.42에 마감됐다. 외국인이 지난달 13일(643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6609억원을 팔아치웠다. 프로그램으로도 5508억원의 매물이 쏟아졌지만 기관(2223억원)과 개인(6541억원)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차익 잔액이 7조6000억원으로 경험상 바닥권이라는 점에서 만기일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선물 포지션을 다음월물인 9월물로 롤오버(이월)하면서 오히려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왔다. 박정우 SK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차)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가로 나올 프로그램 매물은 제한적이어서 향후 수급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베이시스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베이시스가 개선될 경우 들어올 수 있는 프로그램 매수 여력은 3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차익거래 시장의 주요 주체인 국가 · 지자체도 단기 매도 물량을 모두 소진해 향후 포지션 청산에 나서면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하락으로 코스피지수는 또 한 차례 120일 이동평균선(2072.35) 근처까지 밀렸다.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120일선의 지지력을 확인한 데다 아직 추세 전환 징후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이번에도 120일선을 기준으로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 이동평균선이 나란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점차 바닥을 높여가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120일선이 깨질 수 있지만 전 저점인 2030선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강지연/김유미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