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의 24주기 추모식이 9일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과 학생 등 150명 가량이 참석해 1987년 6ㆍ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인의 뜻을 기리며 헌화와 묵념을 했다.

고인의 어머니 배은심 씨는 "이 자리에 와 있으니 87년 생각이 문득 떠올라 마음이 숙연하다. 그때 현충일도 연휴라 아들이 잠시 광주에 내려왔는데 딸이 아들 옷에서 `최류탄 냄새가 난다'고 하길래 '좀 있으면 방학이니까 방학 때 꼭 집에 와서 같이 살자'고 말한 기억이 난다. 그게 아들 얼굴을 본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아들이 숨진 뒤) 한동안 대학생들이 불의를 보고도 반응이 없었는데 요즘은 다시 투쟁의 계절이 오는가 싶다"며 "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투쟁하고 있는데 어서 반값등록금이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구 여러명과 헌화한 황유나 씨(24.여)는 "이한열 선배를 비롯해서 우리 사회에 불의를 보고 행동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고 이한열 열사 24주기 추모제 기획단'은 백양로에서 이한열 열사가 피격당한 연대 정문까지 영정을 들고 영결식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었다. 노래공연 등으로 구성된 문화행사, 졸업생과 재학생이 참여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마련됐다.

기획단은 "'22살 이한열'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추모제가 한열 선배와 87년 당시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지금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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