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2034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퇴출시킨다는 스위스 연방정부의 계획안이 8일 스위스 하원을 통과했다.유럽 국가 중에선 스위스가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원전 폐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 하원은 이날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자국 내 원전 5개의 가동을 중단하고 추가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다는 동의안 2건을 통과시켰다.동의안에 따르면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기존 원전은 당분간 발전을 계속할 수 있지만 기존 원전의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시점인 2034년까지는 모두 퇴출돼야 한다.

원전 퇴출에 관한 녹색당의 동의안은 찬성 108표 반대 76표 기권 9표로,대체원전을 새로 건설하지 않는다는 기독민주당의 동의안은 찬성 101표 반대 54표 기권 35표로 각각 가결됐다.기권한 친기업 성향의 중도우파 자유민주당과 반대표를 던진 극우파 스위스국민당(SVP)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원전 퇴출에 모두 찬성했다.

올 가을 원전 퇴출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스위스 내 원전 퇴출이 확정된다.스위스 정부는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후 노후 원전을 신형으로 교체하려던 계획을 보류했고 지난달 26일 원전 잠정 퇴출안을 마련했다.

스위스는 현재 에너지 수요 중 39.3%를 원전에서 얻고 독일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도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55.8%는 수력발전을 통해 얻는다.스위스가 원전을 없애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2억~38억스위스프랑(2조7000억~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일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자국 내 17개 원전 중 8기의 가동을 당장 중단하고 나머지는 2015~2022년 순차적으로 폐쇄할 방침을 밝혔다.부족한 전력은 대체에너지,화력발전 등을 통해 얻기로 했다.독일은 전체 전력생산량 중 23%를 원자력에 의지하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