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홈플러스로 장보러 가야 하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현대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홈플러스에서 장을 본다?"

물론 '가상도'이긴 하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상황도 아니다.

정 부회장이 마련한 땅값만 100억원대로 알려진 서판교 신혼 저택 인근에 경기 남부지역 최대쇼핑몰인 '판교 알파돔시티'가 2014년 8월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곳에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가 입점할 예정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판교알파돔시티에 입주할 대형마트 모집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3개 대형마트가 모두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형마트 입점형태는 분양으로 할 것인 지 임차로 할 것인 지 등 세부적 조건 조차도 확정되지 않는 단계다.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3개 대형마트가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이 곳의 쇼핑 잠재력에서 비롯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실제 판교 일대에는 대형마트가 단 한 곳도 없다. 서판교에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정도만 들어서 있다.

동판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알파돔시티 건립을 앞두고 대형 유통업체들도 섣불리 들어서지 않고 있다.

서판교에 살고 있는 김모씨(35)는 "쇼핑이나 장을 보러 갈 때에는 분당 서현쪽으로 주로 간다. 판교 주민들이 분당에서 넘어온 탓도 있지만 근처에 대형마트가 없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서현역에는 롯데마트와 백화점인 AK플라자가 있다. 판교 주민들은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그나마 가까운 분당까지 간다는 얘기다. 여기에 알파돔시티의 건립을 앞두고 상권이 피해를 입을 것을 미리 우려해, 아예 진입을 망설인다는 의견도 있다.

동판교에 거주중인 임모씨(40)는 "알파돔시티에 백화점, 대형마트, 쇼핑몰까지 들어선다는데 완공되면 사람들이 아무래도 그쪽으로 몰릴 것 아니냐"며 "때문에 집근처 상권도 빨리 개발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 홈플러스로 장보러 가야 하나?
때문에 현재 판교에는 대형 유통점들이 2014년까지 들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부회장 또한 판교 주민으로서 근처 유통점을 이용하려면 2014년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더욱이 알파돔시티에 이마트가 들어서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다른 마트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부회장 자택과 판교 알파돔시티와의 거리는 불과 9km정도다, 시간 상으로도 20분 이내다.그러나 죽전동에 있는 신세계 경기점과 이마트 죽전점까지는 경부고속도로 옆길을 통해 12km를 달려야 한다.

백화점이야 그만한 거리를 감안하고 갈 수 있다지만, 신선식품을 주로 사는 장을 볼 경우는 다르다. 아무래도 가까이 위치한 마트를 찾는 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가정이라면 평소 장보기나 야식을 즐기는 정 부회장이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 직접 나타날 수도 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4만3636㎡(1만3200평)인 경기점을 3300㎡(1000평) 증축하는 공사를 준비 중이다. 지하 2층 매장과 주차장 사이의 연결공간 3300㎡를 매장화하는 것으로 증축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판교=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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