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주도주인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을 중심으로 7거래일 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다소 줄었고 여전히 실적 전망이 밝다는 점에 비춰 이들 업종이 주도주 지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10일 오전 10시4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2포인트(0.19%) 오른 2075.34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지수가 다소 밀렸지만 화학, 운수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조정으로 주도주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메리트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자동차와 조선주가 속한 운수장비업종은 7.59% 떨어졌고, 화학 업종지수도 5.26% 내려앉아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49%)을 크게 밑돌았다.

이 같은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2813억원어치 화학주를 순매도했고, 운수장비 업종 주식의 경우 3105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내 관련종목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증시 반등을 기대한다면 시장 조정기를 틈타 주도업종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도주에 대한 고민이 커진 시점이지만 주도주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등락하는 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시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주도주 위주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고, 이후 2, 3분기 실적 전망치상으로도 주도업종이 다른 업종 대비 주도업종이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말했다.

주도주 가운데선 실적 전망을 고려해 정유와 화학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란 평가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이후 나타난 네 차례의 코스피지수 가격 조정 구간에서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기존 주도업종 차익실현과 내수 관련업종 순매수가 병행되는 패턴을 보였다"면서도 "외국인이 가격 조정 장세 이후엔 다시 주도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영업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는 '프리어닝시즌' 이후 증시 추세에 변화가 나타날 경우 주도주로 매기가 쏠리며 박스권 돌파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위축된 증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이벤트들이 이달 말께 대기해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20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될 전망인 그리스 추가 구제안의 확정 여부, 2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확인되는 2차 양적완화(QE2) 이후 정책 기조가 증시 불확실성을 해소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크게 위축된 투자심리를 돌리기 위해선 단순한 기대감보다 좀 더 확실하고 구체화된 모멘텀이 나타나야 한다"며 "기간 조정이 이어지는 동안 실적 호조 전망이 지속되는 화학과 자동차, 음식료 및 유통 등의 내수 관련 업종 대표주 분할 매수를 통해 추세 복귀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기간 조정 장세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라면 가격 부담이 적은 종목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외국인은 전기전자, 유통, 금융업종을 사들이고 있고 기관의 경우 금융, 보험, 철강, 건설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종목 중 전날까지 수급 구도가 흐트러지지 않은 종목들로 CJ제일제당, 현대해상, 현대위아, 미래에셋증권 등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