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지급식 상품 전성시대다.

이 상품은 목돈을 맡기면 이를 운용해 투자한 다음달부터 매달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일명 '용돈펀드'라고 불린다.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은퇴 후 매월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월 지급식이 2000년대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일정 시점에 정액을 지급하는 '정기배분형' 펀드의 자산 규모는 15조4659억엔으로 전체 펀드의 30%에 육박했다. 한국도 초기이긴 하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 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지난 9일 515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3400억원 이상 불어났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 펀드는 6개월 만에 2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만 3조3000억원 이상 줄어든 전체 펀드(머니마켓펀드 제외)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펀드뿐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월지급식 브라질채권'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액이 2800억원을 넘었고 삼성증권의 '삼성POP골든에그' 운용자산도 최근 2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월 지급식 상품도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역시 투자 상품으로 원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잘만 운용하면 이익금만으로 매월 분배금을 주고도 남을 수 있지만 손실을 볼 경우 원금을 축내가며 분배금을 받기 때문에 만기에 원금을 다 못 찾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입시 자신의 은퇴 자금 흐름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월 지급 비율을 정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