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증권이 부국증권 지분을 추가로 늘리고도 신고는 뒤늦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국증권 사주와 견줄 만큼 리딩투자증권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소수지분 변동도 민감한 사안일 수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 지분 0.17%(1만8000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은 16.4%(170만1109주)까지 확대됐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4월 19일 지분을 늘렸지만 두 달이 다 지난 이제서야 신고를 했다. 상장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단 한 주만 변동이 있어도 5거래일 이내에 신고를 해야 한다.

한참이나 늦게 지분변동 내용을 알린 것에 대해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실무진이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사안이 너무 민감하다는 지적도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2002년부터 부국증권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2004년 3월에는 지분이 5%를 넘어가 신고까지 한다.

이후 계열사인 W저축은행까지 동원해 꾸준히 지분을 늘린 결과 부국증권 지분이 20%에 육박하기에 이른다. 리딩투자증권과 W저축은행 지분을 합하면 부국증권 보유지분은 19.93%에 달한다.

이는 부국증권의 오너인 김중건 회장 지분 12.22%와 그의 동생 중광 씨 지분 11.79%, 어머니 장복련 씨 지분 0.13%를 합한 24.14%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적대적 M&A(인수ㆍ합병)가 계속 거론되는 이유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쪽(리딩투자증권)에 물어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김 회장은 작년 10월 귀뚜라미를 공동보유자로 신고함으로써 적대적 M&A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김 회장은 귀뚜라미그룹과 함께 한국단자공업도 우호지분으로 두고 있다.

물론 리딩투자증권은 M&A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적대적 M&A를 염두하고 있다 해도 김 회장이 '백기사'까지 합쳐 32.6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오너의 우호지분으로 활용이 가능한 자사주도 23.55%(314만8201주)에 달해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최초 지분보유 목적에서 밝혔듯이 단순투자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