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환경부 대변인실 직원들은 죽을 맛이다. 지난달 31일 유영숙 장관 취임 이후 매일같이 밤 12시 넘어 퇴근한다. 언론 보도를 종일 모니터링하면서 해명 자료를 내고,장관의 추가 일정을 챙기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고 대변인실 관계자는 전했다.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 네티즌 댓글까지 챙긴다.

장관이 바뀌면 대변인실은 바쁜 부서가 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도가 심하다는 게 환경부 관계자의 공통된 반응이다.

최근 구제역 침출수,고엽제 파문 등 민감한 현안으로 환경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유 장관이 대변인실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0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일하면서 언론 접촉이 별로 없었던 유 장관이 환경부 수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크게 당황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장관이 언론 접촉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장관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실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장관 내정자 때부터 소망교회 관련 및 남편의 과다 연봉 의혹 등에 대한 기사로 곤욕을 치른 것도 대변인실에 의존하는 또 다른 이유다.

유 장관이 어느 곳을 방문하든지 임채환 대변인이 없으면 몹시 불안해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 장관이 공직 사회를 처음 경험한다는 점도 대변인실 의존도를 높이는 이유다. 환경부의 A과장은 "유 장관이 아직까지는 업무 현안을 파악하거나 부처를 장악하는 데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