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단체장들이 한은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하자 허탈.

10일 오전 11시께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금융권 인사들이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당초 이들은 이주영 정책위 의장을 만나러 왔으나 이 의장의 사법개혁특위 참석으로 일정이 맞지 않자 원내대표실로 발걸음을 돌린 것.황 원내대표가 나오자 이들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이 회장은 황 원내대표의 대학 후배로 안면이 있었던 터라 황 원내대표도 반갑게 맞았다. 그러나 잠시 뒤 황 원내대표의 낯빛이 돌변.찾아온 용건이 한국은행법 개정안이라고 답했기 때문.

현재 국회 법사위에 걸려 있는 한은법 개정안은 금융회사에 대한 조사권을 금융감독원 외에 한국은행도 갖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아직 당론이 잡혀 있지 않다. 다른 일정이 많아서…"라고 일정표까지 보여주며 이들의 입장을 담은 A4용지만 낚아채듯 뺏어 보좌관에게 넘긴 뒤 거의 내쫓다시피 했다.

"여인천하 3인방 아름답죠?"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전투력 있는 당내 '여성 3인방'을 참모로 두자 흐뭇한 표정.손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가 끝날 무렵 마이크를 잡고 "여인천하 3인방 아름답죠?"라고 말해.바로 이날 회의의 사회를 맡은 김현미 사무부총장(17대 국회의원 · 비례대표)을 비롯해 박영선 정책위 의장,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을 지칭한 것.

4 · 27 재 · 보궐선거 이후 당의 새 진영이 꾸려지면서 이들 '여성 3인방'은 당 안팎에서 주목.2002년 대선 때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던 김 사무부총장의 임용은 당내 '진보행동' 그룹의 약진을 의미.진보행동은 진보개혁을 부르짖는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송영길 인천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내 486 인사를 중심으로 작년 말 출범한 모임.'DJ의 입'으로 유명한 박 본부장과 검찰개혁의 총대를 멘 박 정책위 의장까지 든든한 참모로 둔 셈.

총선 출마냐, 순장조냐

○…국회의원이냐,순장조냐.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지난 9일 인사를 앞두고 두 갈래 길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고.이명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청와대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하지만 내년 총선 상황이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게 고민의 이유.김희정 대변인은 비서관(1급)인 대변인에서 한 단계 승진,기획관급으로 청와대에 남아 있으라는 권유를 받고 인사 발표 직전까지 고민.결국 내년 총선에 나가는 것으로 정리.박정하 신임 대변인도 당초 강원도 원주에 출마하려고 준비했으나 "곁에 있어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를 받아들였다고.

홍영식/김재후/허란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