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합계 분할前 웃돌아
"향후 주가는 이마트가 유망"
신세계는 10일 기준가격(26만7000원)보다 32.77% 높은 35만4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가격제한폭인 5만3000원(14.95%) 오른 40만75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이마트는 기준가격(27만1500원)보다 11.23% 낮은 24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보다 1만7500원(7.26%) 떨어진 22만35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 시가총액 합계는 10조2421억원으로 분리 전 신세계 시가총액(10조1846억원)을 살짝 웃돌았다. 기업분할 덕을 본 셈이다.
이날 주가 움직임은 당초 신세계를 보다 높게 평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궤를 같이한 것이다. 분할 후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백화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부산 센텀시티 및 서울 영등포점의 높은 성장세,4월 인천점 재개장에 따른 실적모멘텀이 신세계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 이마트의 적자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첫날 신세계가 너무 오른 반면 이마트는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 사업이 좋을 것이란 선입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 상승폭이 컸다"며 "실적을 감안한 주가 수준에서 신세계가 현대백화점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올 예상실적 기준 현대백화점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인 데 비해 신세계는 이미 15배 수준이라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신세계에 대해 증권업계 목표주가가 최고 4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매수를 권하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거꾸로 이마트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마트의 PER은 8배 이하"라며 "국내 최대 유통채널을 보유한 데다 대형마트 시장점유율이 33%에 이를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지닌 회사가 시장 평균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양호한 대형마트 업황을 감안해 볼 때 이마트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목표가로 31만5000원을 제시했다.
남 연구위원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매수세 유입 가능성이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마트가 더 매력적"이라며 32만2000원을 적정 주가로 산정했다. 그는 "앞으로 3년간 이마트의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은 8.1%로 지난해 4.4%를 웃돌 것"이라며 "분할로 책임경영이 강화되고 창고형 대형마트 트레이더스와 인터넷쇼핑몰 등의 성장성도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