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는 238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2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종사자 300명 이상 사업체의 취업자 수는 195만2000명으로 3만1000명 감소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종종 활용되는 통계다. 경기 회복 속에 일자리 창출을 주도한 것은 중소기업이며,대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오히려 고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는 통계 해석의 오류가 있다. 통계청의 사업체 규모별 취업자 수에서 사업체는 기업체와는 다른 개념이다. 기업은 본사 지사 공장 등 여러 사업체들로 구성되는데,통계청은 이들 각각을 기업 단위가 아닌 사업체 단위로 분류해 취업자 수를 파악한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의 본사 인력과 지사 인력이 각각 250명이라면 이 기업의 근로자는 종사자 300인 이상 기업이 아닌 300인 미만 사업체 취업자로 집계된다. 따라서 300인 미만 사업체 취업자라고 해서 모두 중소기업 근로자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중에는 대기업 근로자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

일부 업종의 중소기업 분류 기준이 바뀐 것도 감안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 위상지표'자료에서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중소기업 고용 인원은 346만7000명 증가한 반면 대기업 고용 인원은 49만4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기 · 가스 · 수도업의 중소기업 분류 기준이 1999년 상시근로자 20명 미만에서 2000년 200명 미만으로 바뀐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1999년까지 대기업에 속했던 업체 중 상당수가 2000년부터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자연히 중소기업 종사자가 증가하게 된 것을 간과한 것이다.

대기업이 고용에 소극적이라는 일부의 비판과 달리 30대 그룹 취업자는 최근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의 종업원 수는 106만1364명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증가율(1.4%)은 물론 임금근로자 증가율(3.1%)보다도 높은 증가율이다.

박용민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복지팀 연구원은 "대기업은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고용 확대 및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