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제이엠씨, 국내 유일 사카린 제조사…생산량 90%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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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환경보호청(EPA)은 지난해 사카린을 유해물질 명단에서 삭제했다. 30년 동안 발암물질로 낙인찍혔던 사카린이 체내에서 대사작용을 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암 유발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유일의 사카린 제조업체인 제이엠씨(대표 허정선)가 주목받고 있다. 사카린은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데 쓰는 대체 감미료다. 당도가 설탕의 300~500배에 달한다. 사카린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며 칼로리가 없어 당뇨 환자나 비만 환자들의 다이어트 식이요법에도 사용되고 있다.
제이엠씨는 국내 최초로 사카린 생산을 시작했다. 1953년 설립된 제일물산이 제이엠씨의 전신이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 탓에 사용기준이 강화되는 바람에 사카린 시장이 급격히 축소됐다. 사카린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문을 닫았고 제이엠씨만 명맥을 유지했다.
미국에서 사카린 유해성 논쟁이 종지부를 찍었고 90~100여개 국가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카린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다른 감미료에 비해 규제가 심하다. 이 때문에 제이엠씨는 생산량의 90% 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제이엠씨 측은 검증된 생산기법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을 인정받는 고품질 사카린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 원료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어 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음료 제약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엠씨는 미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EPA의 기준이 바뀌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생산량이 585t으로 전년 동기의 496t을 뛰어넘었다. 사카린 생산량은 지난해 1800여t에서 올해 2200여t,내년에는 2500t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국내에서도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가공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대체 감미료인 사카린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사카린은 설탕에 비해 40배 이상 저렴하다. 사카린을 사용하면 서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외화 낭비를 줄일 수 있어 국익에 일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허정선 제이엠씨 대표는 "세계적인 식품안전기준에 따라 안전성이 검증된 사카린의 국내 규제가 완화돼 물가 상승 등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내수 비중을 높여 수출에 편중된 현재의 매출 구조를 개선해 사업 안정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선 제이엠씨 대표 "사카린, 설탕보다 당도 300배 높지만 칼로리 제로"
"사카린은 당도가 설탕 대비 300~500배 높고 가격은 40~50배 저렴하다. 아스파탐에 비해서도 5~7배가량 싼 경제적인 감미료다. 또 열에 강하고 칼로리가 제로여서 당뇨환자나 비만환자들의 다이어트용 식품첨가물로도 효과적이다. "
허정선 대표(사진)는 "국민의 상당수가 사카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대표는 "불합리한 실험으로 인해 사카린이 30여년 동안 인체에 유해하다는 오해를 받았다"며 "사카린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1977년 인체 유해성 논란 이후 국내서도 사카린 사용기준이 강화되기 시작했고 1990년 일부 품목 이 외에는 사용을 대폭 제한했다.
허 대표는 "해외에서는 사카린을 안전하고 경제적인 감미료로 인식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카린이 감미료로 사용되면 기업의 원가 절감은 물론 소비자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수 비중을 높여 수출 편중을 줄이고 세일즈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