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주 다우지수가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2,000선을 밑돈 것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빚어진 결과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주가는 떨어지고 채권값은 오르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까지 다우지수는 6주 연속 하락했다. 이번 주까지 뒷걸음질치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7주 연속 하락하게 된다.

각종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시장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윌리엄 더들리 미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로 경기 하향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통화 당국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언급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밖에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주식 투자자들이 14일 발표되는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 채무 한도 상향 조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가 될 수 있다.

14일 나오는 5월 소매판매 실적과 15일 공개되는 5월 산업생산은 경기 회복 강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17일 발표되는 소비자신뢰지수와 경기선행지수를 통해서도 경기 흐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