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 10명 중 7명은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전 · 월세가 상승으로 가계 씀씀이에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발표했다. 응답자 중 주택 보유자는 49.9%,무주택자는 50.1%였다.

조사 결과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 · 월세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1.3%였다. '실제로 지출을 줄였다'는 대답도 32.3%에 달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씀씀이를 이미 줄였거나 앞으로 지갑을 열기 힘들다는 답을 내놨다는 얘기다.

무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실제로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 비율(42.8%)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31.2%)는 대답보다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의 고통이 20대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 비중이 10.2%인 반면 30대와 40대는 각각 43.3%와 44.7%에 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경제력이 취약한 무주택 서민과 경제활동 주력 계층인 30~40대의 어려움이 가중돼 내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집과 관련한 가장 큰 고민거리를 묻는 질문에선 전체 응답자의 55.6%가 '전 · 월세가 상승에 따른 보증금 인상과 원치 않는 이사'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거래 부진에 따른 주택 매도 차질'(20%),'대출 상환 부담 증가나 대출 곤란'(16.3%),'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금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0.8%가 '전세 공급 부족'을 꼽았다. '전세 선호 경향'과 '집주인의 욕심 탓'이란 응답은 각각 26.2%와 15.6%였다.

향후 정부의 부동산정책 우선과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8%가 '주택 수급 안정화'를 꼽았다. 다음으로 '주택 거래 활성화'(25.1%)와 '투기 수요 차단'(18%),'주거만족도 제고'(10.1%) 등이 거론됐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