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실 문제와 관련,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큰 그림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금융업을 하는 사람의 자세와 인식에 문제가 있다면 철퇴를 가해야 마땅하다"며 "동시에 왜 감독을 제대로 못했고,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에 대한 원인 규명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에 가면 서울에서 내려온 은행 지점도 있고,지방은행 지점도 있고,상호저축은행도 있고,대부업체도 있고,상호금융회사도 있다"며 교통정리 문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런 문제에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텐데,이런 것은 덮어두고 '너 잘못했지'라는 식으로 벌만 주면 문제가 잉태된 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책임론에 대해선 "우량 저축은행을 뜻하는 '88클럽'이란 말도 이번에 알았다. 내가 (금감위원장으로)있을 때는 그런 말이 없었고 알고 보니 당시 규제 권한을 갖고 있던 재정경제부에서 나온 말이었다"며 "과거의 정책적 판단을 갖고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호신용금고에 '은행' 이름을 붙여준 법안도 최종적으론 국회가 통과시켰다"며 "일부에선 당시 규제 완화 때문에 지금의 저축은행 부실이 생겼다고 하는데,지금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면 (공무원들이)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부실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추진과 관련, "못 나갈 이유가 없다"며 "부르면 나가서 입장을 떳떳하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감독체계 개편 문제에 대해선 "어느 한쪽 입장에서 유 · 불리를 떠나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려면 시간에 쫓겨서는 안된다"며 "시간을 갖고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감독권을 주는 것도 "공개적인 토론 절차가 있어야 하며 한번 바꾸면 영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