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뉴욕증시는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발표됐던 경제지표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끌었고, 앞으로도 뚜렷한 반등 계기를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증시가 반등하지 못하고 7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다면 이는 2001년 이후 10년래 가장 긴 주간 하락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지난주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6주 연속 하락하며 2002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가 1만2000선 아래로 내려 간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4월 29일 정점을 기록한 이후 1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다우 지수는 한 주 동안 1.6% 떨어졌으며 S&P 500지수는 2.2%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주보다 3.26% 빠지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더블 딥(이중 침체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심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달 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QE2, 유동성 공급) 정책이 종료된다는 사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퍼스트뉴욕증권의 파트너 겸 주식트레이더인 앤드류 로스는 "지난 한 주는 매우 힘겨웠다"며 "연준이 새로운 부양책을 추진할 정책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트레이더들은 커지고 있는 거시 경제에 대한 우려와 싸워야 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미국경제의 현재 상황을 알려줄 지표들이 대기 중이다. 시장은 다시 한번 현재의 우려스러운 상황들이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과정 중 일시적인 둔화)'일지 '더블 딥'일지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포트 워싱턴 투자자문의 닉 사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미국과 세계 다른 나라들의 성장세 둔화를 아직도 흡수해내고 있는 중"이라며 "실망스러운 경제 뉴스가 투자자들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겐 CIO는 이어 "투자자들은 1분기에는 부진한 경제지표를 외면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2분기에는 계속 외면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4일 미국의 5월 소매판매와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4월 기업재고 발표를 시작으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5월 산업생산 등이 15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매판매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예상치 0.3% 감소)를 나타낼지 주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5월 주택착공,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지수 등이 16일 공개되고 하루 뒤에는 6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와 6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다만 발표 예정 중인 경제지표들이 대체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스마트폰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이 각각 14일, 16일에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