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자산 운용과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경제 및 금융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금융시장 흐름 변화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경제와 금융시장 흐름은 대체로 '주글러 파동'이라고 일컫는 평균 10년 주기의 순환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단기적인 경제 및 금융시장 흐름은 최근 들어 2년 주기로 순환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인 순환 측면에서 글로벌 경제와 글로벌 주식시장은 대체로 2~3년간 하강 국면을 보이다 7년간의 장기 성장세를 나타낸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경기 하강을 거친 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장기 성장세를 나타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과 리먼브러더스 문제 등과 같은 금융 부문의 위기가 발생했다.

1987년의 블랙 먼데이,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7년의 서브프라임 문제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10년 주기의 장기 경기순환 과정에서 매 7년째에는 금융 부문에서 주기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해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제의 장기순환과 단기순환을 고려할 때 글로벌 주식시장은 올해 말까지 상승세를 나타내다 내년에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는 주식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고,내년에는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금융상품 5년 주기로 교체

금융상품의 큰 트렌드를 보면 대체로 5년 주기로 주력 상품이 변한다. 금융상품의 트렌드는 경제 순환주기와 투자자들의 성향 변화에 따라 영향받는 것으로 보인다.

1999년 '바이코리아 열풍'을 타고 거치식 주식형 펀드가 주력 금융상품으로 등장했다. 2004년에는 '미래3억만들기' 브랜드를 앞세운 적립식 주식형 펀드가 주력 금융상품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이후 5년이 지난 2009년에는 자문형랩을 비롯한 랩어카운트가 주력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주력 금융상품이 5년 주기로 바뀌어온 측면을 고려한다면 2009년부터 본격 등장한 랩어카운트는 적어도 2013년까지 주력 금융상품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랩어카운트가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느냐,얻지 못하느냐에 따라 2014년에는 새로운 주력 금융상품 등장 여부가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주력 금융상품의 5년 주기 변화는 '기존 주력 금융상품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한다. 2009년에 랩어카운트가 주력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기존 주식형 펀드의 위험관리 부재에서였다. 주식형 펀드는 운용 성과 측정의 기준인 벤치마크를 주가지수 등락률로 정한다. 운용담당자들은 위험자산인 주식투자 비율을 조절해 위험관리를 하기보다 주식투자 비중을 90% 이상으로 채워 놓고 투자 종목을 잘 고르는 역할에 충실하려는 게 일반적이다.

투자자들은 종목 선택도 중요시하지만, 주식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위험관리를 해주는 것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졌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와 금융회사 간 계약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을 자산 운용에 반영하는 금융상품이다.

주식형 펀드가 '공급자 또는 운용담당자 중심의 금융상품'이었다면,랩어카운트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을 운용에 반영하는 '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이다. 때문에 주식형 펀드 투자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를 선호했고 주력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반기엔 '고배당주랩'에 주목

랩어카운트가 2013년까지 금융상품의 중추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기간별로 주력 랩어카운트 상품은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 말까지는 '자문형랩'이 주력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나,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자산관리형랩'이 주력 금융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문형랩은 주식투자로만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자산관리형랩은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채권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주식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춰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 하반기에는 5% 이상의 연말 배당이 예상되는 주식 종목에 투자하는 '고배당주랩'에 틈새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성공적일 것으로 보인다. 5% 이상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시장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연말까지 5~6개월 투자할 경우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고배당 주식은 하반기에 10% 정도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으며 연초에는 대체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배당주랩에 7~8월에 투자했다가 12월 중순 정도에 해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2014년에 새롭게 주력 금융상품이 떠오른다면 그 상품은 '헤지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헤지펀드는 랩어카운트와 마찬가지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가 주식투자 비중을 조절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상승해야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헤지펀드는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도 주식을 차입해 매도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어 보다 진화한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 ghshin@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