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인 화신정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HMC스팩1호의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합병 성사 1호 스팩사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HMC스팩1호와 화신정공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업계 1호 합병 스팩사를 노리고 있던 대신증권그로쓰스팩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화신정공 측은 13일 "HMC스팩1호와 합병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지난 10일 발생했다"며 "상장 일정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스팩을 통해 주식시장에 진출하는 첫번째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MC스팩1호의 상장이 8월 중으로 이루어지면 업계 1호 스팩사의 타이틀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진다.

HMC스팩1호는 내달 6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총을 열고 합병 승인이 떨어지면 20일 동안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받는다. 30% 이상 주주들의 반대가 없으면 절차에 따라 8월 8일 피합병법인의 자산·부채 등이 합병법인에 존속된다. 이후 HMC스팩1호의 신주는 8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최근 스팩 시장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신스팩은 지난 7일 예정됐던 임시 주총을 연기한 바 있다. 썬텔과의 합병 승인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자 취한 조처다.

하지만 당시 우려됐던 대신스팩의 주가는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54분 현재 대신스팩은 전날보다 0.56% 내린 17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합병 주총이 연기된 이후에도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현재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2000원)와 주식매수청구가(2007원)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했던 업계 1호 스팩사가 미진한 행보를 보임에 따라 업계 1호 합병 스팩사 자리에 HMC스팩1호가 먼저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신정공은 1975년 설립된 화신제작소를 모태로 하는 화신그룹의 계열사로 자동차 샤시 부품, 보수용 부품, 정밀가공부품 등을 화신, 현대모비스, 현대다이모스, GM코리아 등에 공급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847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매출 성장률은 2009년 28.9%, 2010년 22.3%다.

현재 주가 수준만을 놓고 본 합병 가능성에서는 공모가와 주식매수청가를 밑돌고 있는 대신스팩보다는 HMC스팩1호의 상황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HMC스팩1호의 현재 주가가 2170원으로 공모가(2000원)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매수청구가(2225원)는 밑돌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HMC스팩 관계자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기관 비중은 50% 내외"라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피합병법인(화신정공)을 방문해 회사에 대한 잠재 능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합병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HMC스팩1호는 동부자산운용(10.21%)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6.56%) 등이 5% 이상 주요주주로 등록돼 있다.

이 관계자는 "대신스팩과 비교하면 주식매수청구가와 현재 주가와의 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기관의 경우 주가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는 향후 성장성을 더 깊이 있게 보는 만큼 자동차 부품업체인 화신정공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주도주로 떠오른 자동차 업계의 가능성이 부각되는 만큼 잠재적 성장성에 우호적이란 진단이다.

대신증권 스팩 관계자는 "주총을 연기한 이후 합병 성사를 위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부진한 IPO 시장 상황도 3~4달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그로쓰스팩은 지난 4월 16일 합병 관련 승인을 얻었기 때문에 현행 법령 상 승인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 합병 신주 상장을 신청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10월 중순까지는 합병 신주 신청이 완료돼야 하기 때문에 9월 초중순까지는 임시 주총을 다시 개최할 것"이라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합병 성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