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신장암 환자의 희망 '표적항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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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20~30% 정도의 환자는 진단 때부터 전이 양상을 보이는 무서운 암이다. 신장에 국소적으로 암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적 치료가 매우 어렵고 다른 암과 달리 방사선 또는 일반적 항암제 치료가 잘 듣지 않는다. 더욱이 전이된 경우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이런 신장암 치료에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가히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수텐(성분명 수니티닙) 넥사바(소라페닙) 토리셀(템시로리무스) 등 표적항암제는 종양 성장을 막고 어떤 경우에는 줄여주기도 한다. 이로써 커져가는 종양을 보며 마음 졸이던 신장암 환자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이들 약은 일정 기간 쓰면 내성이 생긴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최근엔 1차 치료제로 실패할 경우 이를 대신할 2차 치료제(아피니토 · 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도 해결됐다.
하지만 신장암 환자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1차 표적항암제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2차 치료제는 보험급여가 안돼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표적항암제를 통해 병세가 좋아진 환자가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빨리 2차 약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보험급여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 다시 예전처럼 불치병 환자 신세를 져야 한다. 치료제가 아예 없다면 환자가 상당 부분 포기하고 수긍하겠지만 보험 적용이 안돼 사용할 수 없다면 깊은 절망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외국에서는 이 같은 경우에 대비해 대체 약제가 없는 신약에 대해 신속하게 허가를 내준다. 미국의 우선심사제도는 신약의 보험급여 여부 심사 기간을 평균보다 절반가량 줄여준다. 또 신속허가제도는 신약 시판 허가에 걸리는 기간도 단축시켜 준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및 캐나다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신약의 혁신성이 높다고 인정하면 자유롭게 가격을 매길 수 있도록 허용한다. 물론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의 평균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제약사가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약가 산정에 드는 시간을 줄여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준다. 국내에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가 획기적인 치료제가 등장해도 환자에게 신속하게 투여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다.
약가 산정에 걸리는 하루하루의 시간이 환자에게는 커져가는 종양만큼이나 고통스런 눈물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획기적 신약 또는 2차 치료제의 신속한 후속 치료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임호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런 신장암 치료에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가히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수텐(성분명 수니티닙) 넥사바(소라페닙) 토리셀(템시로리무스) 등 표적항암제는 종양 성장을 막고 어떤 경우에는 줄여주기도 한다. 이로써 커져가는 종양을 보며 마음 졸이던 신장암 환자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이들 약은 일정 기간 쓰면 내성이 생긴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최근엔 1차 치료제로 실패할 경우 이를 대신할 2차 치료제(아피니토 · 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도 해결됐다.
하지만 신장암 환자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1차 표적항암제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2차 치료제는 보험급여가 안돼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표적항암제를 통해 병세가 좋아진 환자가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빨리 2차 약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보험급여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 다시 예전처럼 불치병 환자 신세를 져야 한다. 치료제가 아예 없다면 환자가 상당 부분 포기하고 수긍하겠지만 보험 적용이 안돼 사용할 수 없다면 깊은 절망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외국에서는 이 같은 경우에 대비해 대체 약제가 없는 신약에 대해 신속하게 허가를 내준다. 미국의 우선심사제도는 신약의 보험급여 여부 심사 기간을 평균보다 절반가량 줄여준다. 또 신속허가제도는 신약 시판 허가에 걸리는 기간도 단축시켜 준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및 캐나다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신약의 혁신성이 높다고 인정하면 자유롭게 가격을 매길 수 있도록 허용한다. 물론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의 평균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제약사가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약가 산정에 드는 시간을 줄여 환자의 접근성을 높여준다. 국내에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가 획기적인 치료제가 등장해도 환자에게 신속하게 투여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다.
약가 산정에 걸리는 하루하루의 시간이 환자에게는 커져가는 종양만큼이나 고통스런 눈물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획기적 신약 또는 2차 치료제의 신속한 후속 치료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임호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